구글 저격수 한준호 의원 "갑질 방지법 속도낼 것"
과방위 국감서 구글에 날세워
앱마켓 사업자 간 경쟁으로
이용자들의 선택권 확대 주장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부애리 기자] "가장 큰 피해자는 이용자들인데, 구글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다시는 구글이 '바이러스'와 같은 갑질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환경을 바꾸는 게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이른바 '구글 국감'으로 요약되는 2020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다. 국감 증언대에 선 구글코리아 측이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추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이를 날카롭게 꼬집는가 하면, 구글이 국내 게임개발사를 상대로 자신의 편을 드는 의견을 개진하도록 종용한 증거도 공개했다. '구글 저격수'로서 성공적인 국감 데뷔전을 마친 셈이다.
"구글 갑질방지법 속도 내야"
한 의원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명확하게 앱마켓 사업자의 부당행위를 제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오는 9일 공청회를 기점으로 구글의 갑질을 방지할 수 있는 입법이 탄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구글은 내년부터 구글플레이에 입점된 앱 개발사가 콘텐츠, 아이템 등을 판매할 때 자사 결제방식(인앱결제)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이 과정에서 무려 30%의 수수료를 떼가기로 해 '앱 통행세' 논란에 휩싸였다. 한 의원은 이 같은 구글의 행보를 "착한 임대업자로 시작해 규모가 커지자 임대료를 과하게 올리고, (입주자에게) 독점계약을 맺도록 해 다른 곳으로 가지도 못하게 하고, 어느덧 지분 30%를 받는 주주가 돼 버렸다"고 악덕 임대업자에 비유했다.
한 의원이 앞서 대표 발의한 개정안 역시 과방위 차원의 통합안 마련 과정에서 함께 논의되고 있다. ▲특정 결제 방식 강제 ▲타 앱마켓에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게 유도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 다른 법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콘텐츠 동등접근권'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일정 규모 이상인 모바일콘텐츠 사업자의 콘텐츠가 특정 앱마켓 사업자에게 제공되는 경우 다른 앱마켓 사업자에게도 차별 없이 제공하도록 했다"며 "이용자 측면에서 비싼 곳은 안 갈 수 있도록 하고, 싸게 주겠다는 곳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앱마켓 선택권 뺏는다" 지적 반박
공청회를 목전에 두고 돌연 일각에서는 구글 갑질방지법이 자칫 애꿎은 중소 개발사에 피해를 줄 것이란 목소리도 제기된다. 과거 IPTV 출범 당시 방송시장에 신규 사업자의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도입한 콘텐츠 동등접근권이 "앱마켓 선택권을 빼앗는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업계의 우려가 아니다. 독점권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구글의 우려"라고 일축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해 중소 개발사는 해당되지 않고 ▲이용자 관점에서는 도리어 선택권이 확대된 것이며 ▲같은 OS 기반에서 중소 개발사의 개발비 부담도 크지 않다는 게 그의 반박 골자다.
한 의원은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의 경우 수혜를 입을 수는 있다"면서도 "시장점유율 10% 선인 원스토어가 20~30%만 돼도 구글이 갑질 횡포를 못 부리게 될 것이다. 최근 원스토어가 한시적 50% 할인을 발표한 것처럼 (앱마켓 사업자 간) 경쟁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공정 경쟁을 통해 이용자들은 오히려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설명이다.
구글의 갑질을 '바이러스'에 비유한 한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경쟁 환경 조성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구글의 눈치를 보느라)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중소개발사들도 타당하다고 이야기 한다"며 "콘텐츠 동등접근권의 개념을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환경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한편 한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 당시 구글코리아의 거짓답변에 대해 위증 혐의로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당시 한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에게 인앱결제 금지와 콘텐츠 동등접근권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개진하도록 게임개발사에 종용했는 지 여부를 질의했고, 임 전무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답변 후 몇시간도 채 되지 않아 구글의 종용사실이 확인되는 게임업계 관계자의 증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