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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국내 최대 '솔라시도 태양광발전단지' 가보니…계통체계·안전대책 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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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MW 규모 PV·306 MWh ESS 연계 설치
한달 400KWh 기준 해남·영암군 2만6875가구에 전기 공급
국산 모듈 가격 경쟁력 '난제'…"중국산보다 10% 비싸"
주민수익 공유·RE100 시범사업은 아직…"PPA법 국회통과 기대"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에 있는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시설 단지'의 태양광 패널 전경.(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에 있는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시설 단지'의 태양광 패널 전경.(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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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늦가을을 향해 가는 지난달 30일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에 있는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시설 단지'. 국내 최대의 태양광 발전시설 단지답게 한눈에 다 담을 수 없는 규모의 태양광 패널이 오와 열을 맞춘 채로 설치돼 있다.


목포역에서 20여km(약 25분)를 달려 '솔라시도' 간판을 발견한 뒤에도 일차선 비포장 길을 차로 5분을 더 가야 154Kv 규모의 변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에 도착할 수 있다.

'솔라시도 단지' 팻말이 설치된 단지 입구에서 차로 5분을 더 가야 변전소 등 주요 설비를 볼 수 있다. 태양광 패널 옆으로 물웅덩이가 고인 모습도 눈에 띈다. 이 공간에서 향후 '영농형 사업'을 할 예정이라는 전언이다.(사진=문채석 기자)

'솔라시도 단지' 팻말이 설치된 단지 입구에서 차로 5분을 더 가야 변전소 등 주요 설비를 볼 수 있다. 태양광 패널 옆으로 물웅덩이가 고인 모습도 눈에 띈다. 이 공간에서 향후 '영농형 사업'을 할 예정이라는 전언이다.(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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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시도 단지 땅을 밟은 오전 11시38분 기준으로 16.8℃에 약한 바람이 불었다. 근로자들이 낮에 태양 빛을 끌어모으려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오후 4시 전까지는 얼마든지 약 90%의 하루 전력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 5시까지 태양 빛으로부터 모은 전력을 한국전력 으로 보내는 데 문제없을 정도의 체제를 갖췄다.


솔라시도 단지는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시설 단지다. 48만평 부지에 지난 3월 준공했고 98MW의 태양광 단지와 306MW의 ESS발전단지로 구성돼 있다. 129GWh의 전력을 만든다. 인근 해남군과 영암군의 2만6875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한 달에 400KWh의 전기를 쓴다고 가정).


"오후 2시면 '완충'…5시까지 한전에 송출"

솔라시도 신·재생에너지 운영센터. 좌측에 있는  태양광 발전(Photovoltaics·PV)과 ESS, 154Kv 변전소 세 개로 나눠진 전광판이 눈에 띈다.(사진=문채석 기자)

솔라시도 신·재생에너지 운영센터. 좌측에 있는 태양광 발전(Photovoltaics·PV)과 ESS, 154Kv 변전소 세 개로 나눠진 전광판이 눈에 띈다.(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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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의 규모를 눈으로 확인한 뒤 '솔라시도 신·재생에너지 운영센터'를 찾았다. 태양 빛으로부터 끌어모은 전력을 제대로 관리·송출하는지 보기 위해서다. 솔라시도 단지는 '생산·충전·변전'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체계를 완비하고 있었다. 2만2900V의 전기를 옥외에 설치한 자체 전기실에서 관리하고, 변전소를 통해 한전에 넘기는 구조다. 솔라시도 단지 내 변전소로부터 약 7.1km 떨어진 인근 영암군의 삼호변전소까지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를 통해 안전을 관리한다.

운영센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태양광 발전(PV·Photovoltaics)과 ESS, 154Kv 변전소 세 개로 나눠진 전광판이다. 실시간 출력 현황, 발전량, ESS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오후 12시44분 기준 PV의 출력은 77.073MW였다. 이날의 경우 9시40분께부터 가동했다. 3시간여 동안 297MWh의 발전량을 기록했다. ESS 배터리는 62.2%가 채워져 있었다.


김동하 솔라시도태양광발전사업소 현장소장은 "태양광 시설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일차적으로 자체 ESS로 들어가는데, ESS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충전을 한다"며 "지금 상태라면 오후 2시 전후로 90% 충전을 완료해 오늘치 생산량을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옥외 전기실.(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옥외 전기실.(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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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는 정부의 안전 기준인 최대 90%로 충전·관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 관리 운영 지침'상 안전을 위해 옥외 ESS의 경우 90%만 충전할 수 있다. 90%를 넘기면 해당월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0으로 조정한다. 현재 태양광 연계 ESS의 REC 가중치는 4.0이다.


솔라시도 단지의 PV는 앞으로 20년(2039년 12월), ESS는 15년(2035년 2월)간 더 돌릴 수 있다. 'PV 20년·ESS 15년'으로 기간이 한정된 이유는 사업 초기 한전과 계약을 맺을 때 이 같이 기간을 설정해뒀기 때문이다.


스파크 대신 쇠냄새 나는 20℃ 저장고…국내 최초 20개 ESS동 분리 운영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ESS를 여러 동에 분산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ESS동 내부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ESS를 여러 동에 분산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ESS동 내부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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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만들어 보내는 체계를 확인한 뒤 ESS의 안전 관리 시스템을 살펴봤다. 통상 ESS 장치를 모아놓으면 스파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 안에 탑재된 리튬이온 때문이다.


삼성SDI 제품으로만 구성된 ESS를 20개 동으로 나눠 관리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1동당 1만5773KWh의 ESS를 다룬다. 동별로 ESS를 분산 관리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이렇게 만든 20개의 ESS 동에서 총 900만개의 셀이 전기를 꽉꽉 채운다.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의 모든 ESS는 삼성SDI 제품을 쓴다.(사진=문채석 기자)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의 모든 ESS는 삼성SDI 제품을 쓴다.(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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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동 중 한 곳에 들어가 봤다. 열 폭발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ESS동 안의 온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랙(Rack)'을 여러 동으로 분산 설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박스 모양의 랙이 사물함처럼 들어서 있다. 랙 안엔 배터리의 단위 전지인 '셀'로 조립해 만든 모듈 25개가 들어 있다.


비릿한 쇠냄새가 났다. 약한 에어컨 바람이 느껴졌다. 동행한 김 소장은 "계절과 관계없이 섭씨 20℃ 수준으로 관리한다"며 "화재가 날 경우 건물 안에서 소진해 연소하는 구조로 만들었고, 전력변환장치(PCS) 등 구조는 건물 밖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ESS 랙(Rack) 안엔 배터리의 단위 전지인 '셀'로 조립해 만든 모듈 25개가 들어 있다.(사진=문채석 기자)

이 ESS 랙(Rack) 안엔 배터리의 단위 전지인 '셀'로 조립해 만든 모듈 25개가 들어 있다.(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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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동행한 관계자는 "ESS 동은 열 전환 문제에 따른 스파크 때문에 출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날 동행한 일행은 현지 직원까지 30여명이었고 자유롭게 ESS 동을 드나들었다.


계절과 관계 없이 ESS동의 온도를 섭씨 20℃로 유지해야 열 전환에 따른 ESS 스파크 발생 및 화재 위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사진=문채석 기자)

계절과 관계 없이 ESS동의 온도를 섭씨 20℃로 유지해야 열 전환에 따른 ESS 스파크 발생 및 화재 위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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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ESS)은 물론 물(홍수) 피해 대책도 마련했다. 집중호우 발생 시 인근 영암호의 방조제에서 수위를 조절한다. 수문을 내려 물을 뺀다. 외곽 도로에 1m씩 흙을 쌓았다. 기초 공사에서 2.8m 규모의 파일을 박기도 했다.


중국산보다 모듈값 10% 비싸…"국내업체 납품"

웅장한 규모의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지만 '100% 국산화'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웅장한 규모의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지만 '100% 국산화'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사진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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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태양광 단지라지만 모듈을 100% 국산화하진 않고 있었다. 단지의 관계자들은 가격 차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정했다. 중국 업체인 징코솔라(JINKO)와 국내 업체인 한솔테크닉스 의 모듈을 쓰고 있다. 효율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문제라고 했다.


솔라시도 단지 내 전체 부품 국산화율은 92%나 되지만 정작 태양광 모듈은 60%에 불과한 상황이다. 사용량으로 보면 진코솔라는 58.1MW(59%), 한솔테크닉스는 40.3MW(41%)에 불과했다. 전체 부품 국산화율이 92%로 올라간 것은 ESS 전량을 삼성SDI 제품으로 쓰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왜 중국산 모듈을 사들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업 초기 정해진 공사 기한 안에 100MW짜리 태양광 모듈 26만량가량의 국산 모듈을 공급 받기가 쉽지 않았다"며 "한솔테크닉스에서 모듈을 우선 공급받고 부족한 부분은 중국산으로 채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국산과 중국산 제품 간의 가격 차는 약 10%가량"이라며 "국산이 100원이라면 중국산은 90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영농형발전소 주민수익 공유·RE100은 아직

눈으로 다 담기 힘든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 패널 옆에 물웅덩이가 고여 있다. 향후 이 공간에서 농작물을 수확하고 주민 수익을 증대시킬 계획이다.(사진=문채석 기자)

눈으로 다 담기 힘든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 패널 옆에 물웅덩이가 고여 있다. 향후 이 공간에서 농작물을 수확하고 주민 수익을 증대시킬 계획이다.(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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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 발전 사업 진행 수준은 낮았다. 패널 간 4.5m를 띄워 오와 열을 맞춘 웅장한 태양광 단지 아래로 흙밭과 작은 물웅덩이만 눈에 띄었다. 탁한 물이 고여 있었고 새똥이 포착되기도 했다.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거나 주민들이 활발히 드나드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영농형 부지 4만2000평에서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농한기의 모듈 교체, 제초 작업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사업 계획을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어 보였다.


솔라시도 단지 개발사업에 참여한 한양(보성그룹의 건설 계열사)의 박기영 신·재생사업개발1팀 상무는 "염해 농지에 농사를 짓고 있지만 염기가 많아 아직은 농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RE100 시범단지 사업 진행률은 높지 않았다.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부지의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RE100 시범단지 사업 진행률은 높지 않았다.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부지의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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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가 발표한 '블루 이코노미' 사업의 일환인 'RE100(소비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캠페인) 시범단지 사업'도 구체화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부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솔라시도 단지 인근 부동지구 429만평 부지에 800MW의 육상태양광을 짓는 사업이다. 1GW의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기본 소득 구현(세대당 월 30만~50만원 발전수익 공유),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실현하는 게 목표다.


RE100 시범단지 사업 계획도.(사진=문채석 기자)

RE100 시범단지 사업 계획도.(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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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과 전남도의 관계자들은 참여 기업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RE100 참여를 시사한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LG화학 등 대기업의 구체적인 참여 회신을 받지 못했다. 국내에서 내년 1월에야 RE100 제도가 시행되는 게 현실이다. 한전을 거쳐야 하는 재생에너지 전력구매 거래 체계도 여전히 부담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RE100 전용단지 사업이 탄력을 받으려면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력구매계약(PPA법) 통과가 필요하다"며 "재생에너지 공급장과 기업 간 자율적 재생에너지 계약이 허용되면 국내 기업의 RE100 참여 독려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남=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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