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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화웨이의 눈물' 먹고 화려한 부활...美 클린네트워크로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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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폰 절대강자서 내리막길 이후 5G 강자로 부활
미국 주도 반중 클린네트워크 최대 수혜기업으로 떠올라
나사의 달 기지 통신망·나토 본부 벨기에 5G 공급망 등 잇단 수주

노키아, '화웨이의 눈물' 먹고 화려한 부활...美 클린네트워크로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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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한때 전 세계 휴대전화시장을 휘어잡던 핀란드 노키아가 미국의 중국 첨단 기업 죽이기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 각국에 5G 통신망사업에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이른바 '클린네트워크' 동참을 요구하면서 노키아가 대항마로 관심받기 시작한 것이다. 노키아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5G 통신망사업을 동시에 수주한 데 이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00건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IT 전문 매체 텔레콤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로 손꼽히는 버라이즌과 AT&T는 최근 기업용 사설 5G 통신망 협력 사업자로 노키아를 선정했다. 노키아는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NATO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의 5G 통신망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19일에는 NASA의 달 유인기지 4Gㆍ5G 통신망 공급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의 잇단 수주는 노키아의 부활로 불릴 만하다. 노키아는 2000년대까지 2G 폰의 절대강자였다. 2008년에는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39.8%였다. 판매된 휴대전화 10대 가운데 4대는 노키아 제품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면서 노키아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3년엔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전화사업을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2008년 507억유로(약 67조7000억원)의 매출액으로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2014년에는 118억유로로 6년 만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 서서히 회복해 지난해에는 233억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노키아는 휴대전화 대신 통신장비 쪽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5G 통신장비시장은 중국 화웨이의 독무대였다.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32.6%로 1위였고 스웨덴 에릭슨이 24.5%로 2위였다. 노키아는 18.3%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삼성전자(16.6%), 중국 ZTE(10.0%) 등이 4위와 5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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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의 계기는 미국 정부가 국가 보안을 이유로 5G 통신망사업에서 중국 기업을 원천 배제하는 클린네트워크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찾아왔다.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 퇴출이 시작되면서 노키아와 에릭슨 등으로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7일까지 노키아는 5G 장비 계약만 100건을 체결해 112건을 기록한 에릭슨 다음으로 많은 장비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키아는 앞으로 에릭슨보다 나은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NASA와 NATO의 5G 통신망 공급업체가 된 것이 단적인 예다. 이 분야는 국방과 얽혀 미국 정부가 민감해하는 영역이다. 그만큼 미국 정부가 노키아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미 법무부에서 노키아와 에릭슨의 지분을 확보해 화웨이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후 노키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월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화웨이의 5G 통신망 지배를 견제하기 위해 노키아와 에릭슨의 지배 지분을 미국이 직접 확보하거나 동맹국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받았다. 특히 노키아는 미국 사모펀드들의 지분율이 높아 에릭슨보다 지분 확보가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브스에 따르면 노키아의 대주주는 핀란드 국영 투자기업 솔리디움으로 5.1% 정도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지분의 60% 이상을 미국계 사모펀드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와 14년 이상 협력해온 퀄컴 등 미국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포브스는 전망했다.


반면 에릭슨은 스웨덴 계열 자본들의 지분율이 높아 미국이 통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릭슨은 스웨덴의 벤처캐피털 그룹인 세비안캐피털이 9%의 지분을 소유하고, 대부분 주식을 스웨덴 계열 자본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뵈리에 에크홀름 에릭슨 최고경영자(CEO)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경영권 지배에 반대한다"며 "미ㆍ중 무역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물론 빛이 있다면 그늘도 있다. 노키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에서는 주목받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아예 배제된 상태다. 노키아가 미국 클린네트워크의 선두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에릭슨은 중국 사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에릭슨은 중국 5G 통신사업에서 점유율이 10% 정도다. 지난 3월과 4월 중국 통신사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의 5G 통신장비 수주에서 에릭슨은 외국계 기업 중 유일하게 전체 물량의 11%를 배정받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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