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송, 결전의 날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일 년 반이 넘게 진행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결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6일(현지시간) 최종 판결을 낼 예정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27일 오전께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 조기패소 판결, 최종 판결 뒤집힐까=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직원들을 대규모로 빼가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최종 판결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패소가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제품의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해 정상적인 사업이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ITC가 일방적으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는 판결을 내리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화학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도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투입하며 배터리 공장을 지으며 고용 등 경제적 효과를 내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나 배터리를 공급받는 완성차 업체들은 SK이노베이션을 옹호하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에 따라 ITC가 SK이노베이션의 패소는 인정하되 미국 경제에 대한 영향을 따지는 공익성 평가를 조건으로 달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예비 판결을 사실상 전면 재검토한다는 '수정' 지시를 내리면 소송전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LG화학에는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확정, SK이노베이션에는 수정 판결이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이번 최종판결이 나와도 양사 모두 항소를 할 수 있는 데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별개로 특허침해 소송도 진행되고 있어 양사의 소송전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측 모두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고 있어 최종판결이 합의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있다.
◇판결 이후 양측의 움직임은= 이번 소송 판결에서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는지 여부, SK이노베이션은 수입금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이슈다.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를 근거로 손해배상금을 받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LG 입장에선 어떤 시나리오가 나와도 영업 비밀 침해만 인정되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ITC 판결 이후 민사소송인 미국 델라웨어 연방 지방법원 소송을 재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K측은 ITC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을 경우 수입 금지 명령의 효력을 없애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탁금을 내고 ITC의 수입 금지 명령의 효력을 일시 중지 시킬 수 있다. 미 행정부에 리뷰(검토)를 신청하면 60일 이내에 수입금지 여부에 대한 결론을 받게 된다. SK측은 ITC 결정에 불복하고 미국 연방고등법원에 항소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ITC 판결 이후 60일 이내 두 기업이 합의할 경우 수입 금지 조치는 철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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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양사 모두 소송 합의에 대한 절실함이 커진 상황이다. LG화학은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에 대한 주주 반발까지 겹치면서 배터리 소송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버거워졌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유업황 악화 분위기 속에서 차세대 배터리 사업 투자 확보를 위해선 조속한 합의가 필요하다. LG측은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SK측은 "글로벌 배터리 패권 전쟁에서 K배터리의 약진을 위해선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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