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홍영 검사 유족 수사심의위 의견서 일부 공개…“우리사회 직장내 괴롭힘 자화상”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상급자인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유족이 “검찰 내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이 용인된다는 건 우리 사회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수준을 보여주는 자화상”이라고 강조했다.
김 검사의 상사였던 김대현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둔 15일 김 검사의 유족 측은 수사심의위에 제출할 의견서 일부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유족 측은 의견서에서 “피해자가 피의자의 폭행, 망신주기식 모욕적 언사 등을 못 이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지 4년이 훌쩍 지났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피의자의 형사처벌 여부에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건 이 사안이 ‘검찰개혁’의 상징적 사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돼 1년이 지났지만 직장인 70%는 그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하고 있다”며 “시민단체들은 직장 내 ‘괴롭힘방지법’이 직장 내 ‘괴롭힘방치법’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족 측은 “당시 피해자가 피의자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선·후배검사들 중 이를 문제 삼는 검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검찰 조직문화는 검찰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검찰은 수사종결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사실상 기소까지 독점하고 있는 대한민국 수사기관의 정점”이라며 “그러한 검찰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위와 같이 용인된다는 건 결국 우리 사회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권감수성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자화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족 측은 “최근 법무검찰가족일동이 ‘故 김홍영 검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라는 추모패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걸었다”며 “피해자 유족과 대리인은 피해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검찰시민위원회 위원들이 지혜로운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이 의견서를 제출한다”며 의견서를 마무리했다.
김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김 검사의 상관이었던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8월 열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해임처분을 받은 뒤, 해임취소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