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융통 어려워졌네"…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외면
저축은행 79곳 총대출
1년새 8조4828억 늘었는데
급전대출 9079억 찔끔 늘어
대형사들도 기업여신 선호
충당금 규제 강화도 한몫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으로 꼽히는 저축은행이 정작 서민을 위한 대출상품은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새 저축은행의 총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동안 서민들이 많이 찾아 ‘급전대출’로 불리는 소액신용대출의 문턱을 높여 소극적으로 판매한 것. 저축은행에서 급전대출을 받지 못한 수요자들이 고금리 대부업체 및 불법 사금융으로 대거 떠밀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총대출은 69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60조8272억원 대비 1년 만에 8조4828억원이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9079억원에 그쳤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0%에 불과하다. 2017년 1.53%였던 소액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1.38%까지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 더욱 쪼그라들었다. 소액대출은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300만원 이하 대출상품을 말한다.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어 서민들의 급전 융통 수단으로 이용된다.
소액대출은 2015년 말 1조1092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후 2016년 말 1조91억원, 2017년 말 9108억원, 2018년 말 7692억원으로 점점 잔액이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서민경제가 위축된 지난 3월 9254억원으로 늘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 주 고객인 자영업자, 중소기업뿐 아니라 웬만해선 제2금융권에 손 벌리지 않던 중견기업까지 손을 벌리자 저축은행들이 돈 안 되는 개인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에 집중한 탓이다.
대형사들도 기업 여신 확대로 영업 방향을 틀었다. 대형사인 A저축은행의 경우 2017년 말 기업자금대출 비중은 34.95%에 불과했지만 지난 6월 말 45.55%로 10%포인트 넘게 커졌다.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업대출 금리는 연 5~6%에 불과하지만 연체 가능성이 적을뿐 아니라 건당 금액이 크고 담보도 확실해 저축은행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대해 충당금 50% 추가 적립하도록 규제한 것도 소액대출을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소액대출 이자는 법정 최고금리(연 2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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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신용대출 취급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서민에게 고금리 대출한다는 비난만 받을 뿐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액대출 취급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업계 전체적으로 이같은 대출 기류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체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은 기존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 및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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