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43%, 벌어서 이자도 못낸다
2분기 이자보상배율 1미만 549곳…작년보다 9%p 급증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A사는 올 들어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 작년 2분기까지만 해도 이 회사는 이자보상배율이 101.85에 달할 만큼 이자를 내고도 충분할 만큼의 영업이익을 벌었다. 그러나 올 1분기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분기에는 영업적자가 132억원으로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것이다.
작년에 흑자전환하면서 '좀비기업(한계기업)'까지 가는 상황은 면했던 휴대폰 부품회사 B사는 올해 상반기 다시 97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일 경우 한계기업으로 간주하는데 이 회사는 2017년과 2018년에 모두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였다. B사는 올 하반기에도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한 해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을 또 다시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처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 국내 기업이 10곳 중 4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아시아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올 들어 전체 국내 상장사들의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전체 상장사 1463개사 중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곳은 총 634개사로 전체의 43.34%를 차지했다. 작년 1분기 1438개사 중 558개사인 38.80%가 해당됐던 것에 비해 4.5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 2분기에는 작년보다 증가폭이 더욱 컸다. 1275개 상장사 중 43.06%(549개사)가 이자보상배율이 1에 미치지 못했다. 작년 같은 기간 1276개사 중 34.01%(434개사)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던 것보다 9.05%포인트나 많아졌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18년 이후부터 눈에 띄게 커졌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각각 28.6%, 25.7%, 25.8%, 28.7% 등으로 20%대에 머무르다 2018년과 지난해에 각각 32.9%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면 올해는 40% 넘는 기업이 한 해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처지가 된다.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빨리 코로나19에 따른 실적쇼크에서 벗어났지만, 코스닥에 등록된 중소형 상장사들의 경영상황은 녹록치 않다. 부실상장기업 10곳 중 7곳은 코스닥 기업들이었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곳 중 30.24%(166개사)는 코스피시장에서 나왔고, 나머지 69.76%(383개사)는 코스닥 상장사였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전자장비, 디스플레이 및 관련부품업종의 2분기 이자보상배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은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은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특히 코스닥 기업들의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실상장기업들 가운데 중장기적인 경쟁력이 없음에도 불구 정부의 각종 지원과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계기업으로 연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데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수많은 정책 지원이 이뤄지면서 그 틈에 한계기업이 제때 구조조정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에 진입하고 퇴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렇게 되지 못하면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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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보상배율=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갚아야 할 이자(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보통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1 미만이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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