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비주택담보대출 35%, DSR 100% 초과
상가·땅 담보대출 규제, 아파트보다 약해 갭투자 우려

코로나19 장기화에 상가 공실률 올라
수익형 부동산 부진에 담보가치 떨어질 위험도

정부는 과도한 주택투자 막으려 신용대출 규제도 만지작
"떠보기식 대출규제 타진에 오히려 신용대출 몰려" 비판

아파트 누르니 상가·땅 담보대출…정부는 신용대출규제 만지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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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자산가들이 상가와 땅으로 몰리고 있다. 과도하게 빚을 내 주택에 투자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대출 규제가 느슨한 비주택 투자로 몰렸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상가나 땅을 구입할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아도 쉽게 빚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간 신규 취급된 비주택담보대출 중 DSR가 100%를 초과한 신규 대출은 약 3조2000억원에 달했다. 해당 기간 신규 대출된 비주택담보대출 총액 약 9조원(8조9900억원) 중 35.2%에 달하는 비중이다. 평균 DSR는 119.2%로 100%를 넘어섰다. 상가 대출만 별도로 따져보면 DSR가 100%를 초과하는 대출은 1조2000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대출(45%)이 차주의 소득보다 원리금상환액이 큰데도 실행됐다.

DSR는 차주의 상환 능력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쉽게 말해 최근 10개월간 땅이나 상가를 산 개인은 본인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이 높은 경우(100% 초과)에도 대출이 가능했다는 뜻이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별로 평균 DSR 목표(시중은행 40%, 지방ㆍ특수은행 80%)를 줘 관리하고 있다.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을 넘은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는 DSR 40% 규제가 적용되지만 비주택담보대출은 별도 규제는 없다.

아파트 누르니 상가·땅 담보대출…정부는 신용대출규제 만지작(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따러서 과도한 빚을 부담하면서도 자산가들이 땅이나 상가로 눈을 돌린 것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볼 수 있다. 갭투자로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것은 막을 수 있어 어느 정도는 부동산 정책이 먹혔다고도 볼 수 있지만, 땅이나 상가담보대출은 아파트에 비해 느슨하게 관리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가와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수익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숙박업이나 요식업이 타격을 입어 상가 수익이 좋지 않은데 공실률이 높아져 회수가 되지 않으면 금융시장에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비주택담보대출도 상가 등 갭투자의 온상이 될 수 있어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에 상가 공실률 높아져… 담보가치 떨어질 가능성"

통상 비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주택담보대출 DSR보다 높다. 은행들은 총 가계대출의 평균 DSR만 80%를 넘어서지 않게 유지하면 되고, 비주택담보대출 DSR에 대한 별도 규제는 없기 때문이다. 상가나 땅에 투자하는 이들이 소득 외에 처분 가능한 자산이 많다는 점도 DSR가 느슨하게 관리되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업용 부동산 수익이 예전같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2.0%를 기록했다. 임대료는 ㎡당 2만664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나 하락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세정책, 부동산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로 풍선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엔 동일한 조건이라면 아파트를 두 채, 세 채씩 사곤 했는데 그렇게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상가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연간 소득대비 원리금상환비율이 150% 정도가 될 경우 위험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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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도 잡겠다는 정부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신용대출도 조일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재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막으니 가계신용대출이 늘어 걱정"이라며 "대출을 종합적으로 컨트롤하기 위해 DSR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또 신용대출 조이기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으며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이미 선제적으로 신용대출 기준을 강화했다. 이전엔 DSR 100%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50%만 넘어서도 본부 심사를 거쳐야 대출이 가능하다. 미래 소득을 감안해 전공의에게도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던 닥터론 기준도 대폭 강화했다.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한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생각해 볼 문제"라며 "신용대출도 소득 대비 상환부담을 따져 대출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금융권에선 오히려 풍선효과만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규제 떠보기에 오히려 신용대출 수요가 몰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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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중은행엔 신용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고객이 몰리고 있다. 시중은행들 중엔 자체적으로 신용대출 기준을 강화한 곳들도 있어 지방은행ㆍ제2금융권 등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부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중 DSR가 100%를 초과하는 대출의 비중이 10%를 넘어선 곳들도 있다. 시중은행에선 2~3%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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