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왜 '3% 룰'에 민감한가…"투기자본 공격" vs "불법 안하면 괜찮다"
"주식회사 기본 룰 깬다" vs "감사위원은 감시의 주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경식 경총 회장이 6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민주당-경총 간담회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경제 3법'을 둘러싼 논란은 상법 개정안의 핵심인 이른바 '3% 룰'의 조정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여당은 기본 틀을 유지하되,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 우려 현실성을 따져 보완책이 필요한 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토록 하며,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지분과 '합산'해 3% 이상 의결권을 행사치 못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 안이다. 최대주주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이사 중에서 감사가 선임되다보니 독립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는 시각에서 비롯됐다.
재계는 주식회사의 기본적인 규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감사위원은 감사 역할과 함께 이사회의 멤버인데 최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면 보유지분에 따른 다수결 경영진 선출의 틀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국회 사무처 소속인 박철호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상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주주가 이사 선임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주주가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여 지배권을 실현하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라며 "이를 제한하는 것은 주주가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는 가장 핵심적인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재산권의 일종인 주주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기관인 비겸임 감사와 달리 이사를 겸하는 감사위원은 회사의 의사결정기관인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라는 본질을 여전히 갖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감사위원의 본질적 역할은 경영보다는 경영진 견제와 감시에 있으므로 독립성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맞선다.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에서 "감사위원은 기업을 실제로 경영하는 집행임원이 아니다"면서 "주주 일반의 이해 입장에서 기업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경영인들이 합리적 기준에 따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주체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므로 지배주주로부터의 독립성과 객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검찰이 기소한 삼성물산 부당 합병 사건에서 보듯, 그동안 수많은 기업들의 최우선 경영목표가 회사가치의 상승 및 기업의 성장이 아니라 총수와 지배주주의 사익 보장이 되어왔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 경영진에 의한 부당·불법적인 결정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했다.
가장 현실적인 쟁점은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 루트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사회에 외국 금융투기자본과 투기 세력들의 참여를 허용해 기술 및 영업기밀을 노출시킬뿐 아니라 기업의 원활한 운영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초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대목이다. 실제로 각 기업들의 지분 구조를 파악해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될 지 짚어보고, 필요하다면 보완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17년 한 차례 조사한 바 있다. 30대 그룹 계열사 중 감사위원회 설치 대상인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93곳을 대상으로 지분율을 살펴봤더니, 최대주주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기관 및 전략적 투자자 포함)의 지분율은 50.8%, 해외 기관 투자자는 10.3%였다.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면 국내는 14.6%로 36.2%포인트나 급락하는 반면 해외는 9.5%로 0.8%포인트 하락에 그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32개(34.4%) 대기업의 해외 기관 투자자 의결권 지분율이 국내 지분율을 넘어서게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개 90% 이상은 포트폴리오 투자다. 세계 여기저기 투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들인데, 20세기 이후로 포트폴리오 펀드가 경영권을 도전한 전례는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그는 이어 "헤지펀드들도 다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고 있는 펀드들의 동조가 없으면 (못한다), 자기 지분이라고 해봐야 3%, 5%밖에 안 된다"면서 "불법을 하지 않으면 외국계 자본이 경영권을 도전하는 행위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