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 "자가격리 동안 집중해 연습할 수 있어 좋았다"
백건우, 9일부터 슈만 연주회 전국투어…'아베크 변주곡''유령 변주곡' 등 연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자가격리 또 하라고 하면 또 할 수 있어요."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농담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한 작곡가의 내면을 치열하게 탐구한다는 이유에서 구도자로 불린다. 물론 그는 연주자라면 누구나 다 그렇다며 구도자라는 별명에 손사래를 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2주간 자가격리는 백건우에게 외부와 차단됨으로써 오히려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백건우는 지난달 20일 한국에 들어왔다. 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백건우와 슈만' 전국투어 연주회를 위해서다. 연주회는 다음달 15일까지 11차례 이어진다. 연주회를 앞두고 6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백건우는 자가격리와 관련해 "자유롭지 못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론 좋았다"고 말했다. "2주 동안 집중해서 조용히 연습할 수 있었고 그게 좋았다. 경기도 양평의 한 펜션에서 자가격리를 했는데 양평 경치가 좋았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연습한다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백건우는 지난해 슈만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지난 5월에는 경남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음반을 녹음했다. 음반은 지난달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발매됐다.
백건우는 슈만의 피아노곡에 대해 "피아니스트에게 절대적인 레퍼토리"라며 "슈만은 피아노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작곡가이고 그가 활동한 시기는 피아노가 가장 아름답게 소리를 냈던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음반 녹음을 통해 슈만에 대한 불편함도 다소 극복했다고 밝혔다.
슈만은 스승 프리드리히 비크의 딸 클라라를 사랑했다. 클라라는 슈만보다 9살 어렸다. 비크는 딸과 슈만의 사랑에 반대했다. 슈만은 이로 인해 극도의 고통을 겪었다.
"젊었을 때 슈만의 곡을 많이 연주했는데 언젠가부터 불편했다. 그 이유를 잘 몰랐다. 이번에 음반을 준비하면서 슈만의 세계가 복잡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느꼈다. 지금은 슈만이 어떤 인생을 살았고 어떤 심정이었는지 조금 이해가 가는 것 같다. 슈만은 자살도 시도했고 스스로 짐을 싸 정신병원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와 아이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젊었을 때는 사실 이해하기 어려웠다."
백건우는 연주회에서 슈만의 '아베크 변주곡', '아라베스크', '어린이의 정경', '유령 변주곡' 등을 연주한다. '아베크 변주곡'은 슈만의 작품번호 1번이고 '유령 변주곡'은 1854년 작곡된 슈만의 마지막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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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와 마지막 해에 초점을 뒀다. 슈만은 죽을 때까지 어린이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생의 쓰라림도 표현했다. 그 양면을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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