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한다" vs "마녀사냥" 디지털교도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베트남서 강제송환
베트남서 검거돼 14일 만에 송환
사법부 '솜방망이 처벌' 비판…사적보복 논란에도 응원 목소리
법치국가서 사적 제재 있을 수 없다는 지적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가 6일 베트남에서 국내로 송환,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운영자 석방 촉구 주장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성범죄 혐의와 관련이 없는 무고한 사람의 신상이 올라와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지만, 사법부 처벌이 약하다는 이유로 한 개인이 사적 제재를 옹호하는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는 자조 섞인 의견도 있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30대 남성 A 씨는 올해 3월부터 해당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와 관련자 신상정보,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미성년 등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어 남성들에게 돈을 받고 파는 일명 'n번방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신상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이트에는 댓글을 입력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아직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무분별하게 집단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성범죄 혐의 또는 관련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사실상 한 개인이 처벌을 하는 셈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아예 성범죄와 무관한 사람들도 신상이 공개, 억울하게 고통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신상공개에 억울함을 토로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학생도 있다. A 씨는 현재 유족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상태다.?
채 교수는 지난 6월 말 디지털교도소에 자신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신상 정보가 공개된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 교수가 성착취 동영상 구매를 시도했다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도 게시됐다. 그러나 경찰 수사로 해당 사실은 전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또 신상정보가 노출된 대학생이 지난달 5일 숨진 채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이 학생은 숨지기 전 디지털 교도소에 올라온 자신의 성범죄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일부는 디지털교도소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0대 중반 대학생 김 모 씨는 "성범죄 관련 처벌이 너무 약해서, 이런 사이트가 만들어진 것 아닌가"라면서 "왜 이 사이트를 응원하는지 그런 여론도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30대 회사원 김 모 씨 역시 "법원에서 범죄자들에게 그 형량에 맞는 판결을 했겠지만, 일반 국민이 볼 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다"라면서 "언제까지 그렇게 처벌 수위가 약한 형량을 내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시민들의 불만과 같이 지난 4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 및 배포 범죄에 대해 2014~2018년 선고 형량을 분석한 결과, 평균 형량은 징역 2년 6개월(30.4개월)로 나타났다. 법정형 하한(5년)의 절반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반면 다른 견해도 있다. 경찰, 검찰, 법원 등 범죄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기관이 있음에도 한 개인이 신상을 공개, 사실상 처벌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말 그대로 불법이다. 왜 마음대로 신상을 공개하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재판 과정을 통해 처벌하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 아닌가, (디지털교도소를 보면) 당장 속은 시원해도 엄연한 불법이다"라고 비판했다.
4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이미 억울한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그 사람들의 인생은 누가 어떻게 보상하나"라면서 "이게 디지털교도소 운영 원칙인가,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사이트를) 차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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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해당 사이트 접속 차단을 결정했다. 방심위는 지난달 25일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호해야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에 각종 신상정보를 게시함으로 인해 이중 처벌이 되거나 되돌리기 어려운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디지털교도소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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