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531만표 압승'의 숨겨진 이유, 역대 최저 투표율
[기획] 대선을 가르는 4개의 키워드 ④투표율…민주당 '집토끼'도 등을 돌린 2007년 대선, 투표율 63% 머물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2007년 대선은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당선자를 예측할 수 있었던 ‘싱거운 선거’였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승리할 정당과 패배할 정당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1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여당이자 경쟁 정당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은 선거 마지막까지 반전의 기회를 찾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표 차이는 무려 531만7708표에 이른다. 이명박 후보는 1149만2389표(48.67%)를 얻었고 정동영 후보는 617만4681표(26.14%)를 얻었다.
당시 두 후보의 531만표의 격차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대의 표 차이로 기록됐다. 1992년 대선에서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민주당 김대중 후보에게 승리를 거둘 때도 두 후보의 표 차이는 200만표를 넘지 않았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557만951표 차이로 승리를 거두면서 2007년 기록은 10년 만에 경신됐지만 2007년 대선 결과도 역대급 압승과 참패로 남아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청와대 새로운 주인을 예약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2007년 대선에서 531만표 격차의 대승을 거뒀던 이명박 후보가 실제로 얻은 득표수는 2012년 대선에서 패배했던 문재인 후보가 얻었던 득표수 1469만2632표보다 320만표나 적었다는 점이다.
2007년 대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선거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더 많은 지지자를 투표장에 나서게 하는 게 승리를 부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득표한 후보가 승리하는 게 한국의 대선 제도이다.
531만표 차이가 아니라 단 한 표 차이라도 승자는 승자라는 얘기다. 2007년 이명박 후보가 2012년 문재인 후보보다 320만표를 적게 얻었음에도 한 명은 승자, 한 명은 패자가 됐던 이유는 대선의 상대성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2007년 대선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은 투표장에 나서는 것을 주저했다. 패배를 당할 것이란 생각도 투표를 주저하게 한 원인이었고 대통합민주신당의 탄생 과정이나 후보로 뽑힌 정치인 정동영에 대한 호불호도 투표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였다.
2007년 대선에서 주목할 부분은 투표율이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계열 정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으면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2012년 대선은 75.8%라는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음에도 민주당 후보가 패했다.
그렇다면 2007년 대선의 투표율은 얼마일까. 당시 투표율은 63.0%에 불과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에 가까운 이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정 지역만 낮은 게 아니라 당시 대선은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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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의 63.0% 투표율은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이명박 후보는 상대 후보 지지층들이 투표장에 나서지 않자 더욱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정동영 후보 지지층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해도 당락이 바뀌기는 어려웠지만 531만표라는 기록적인 패배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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