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못 만나 우울해요" 우리 아이도 겪는 '코로나 블루', 부모들 속앓이
청소년 72% "친구들과 단계 관절 힘들어"
전문가 "성인보다 아동 및 청소년 '코로나 블루'에 더 취약"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그냥 밖에 안 나갈래요.", "유튜브가 제일 재밌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자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겪는 아동 및 청소년이 늘고 있다. 이들은 성인보다 감정 발달이 미숙하고 외부 자극에 취약하기 때문에 심리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성인기 불안·우울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코로나 블루가 장기화하면 반사회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등학생 1학년 김모(16)씨는 "코로나19로 그간 학교를 제대로 등교하지 못했다"면서 "학교에 가지 못 했을 때는 혼자 집에서 티비를 보거나 공부를 했다.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다 보니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할 상대가 없으니까 더 우울해지고, 계속 자기비하만 하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김씨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9~24세 청소년 92명 중 59.8%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안·걱정·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요소로 꼽았고, ▲온라인 개학 실시(64.6%) ▲생활의 리듬이 깨짐(64.6%) ▲외출 자제로 집에서만 지내야 하는 갑갑함(62.2%) 등의 순으로 힘들다고 응답했다
특히, 코로나 블루는 성인보다 아동 및 청소년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 우울증이 지속되면 야뇨증이나 손가락 빨기, 짜증, 공격성, 과잉행동, 식습관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초등학생은 주로 등교, 등원을 거부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아기처럼 퇴행하는 애착 행동과 두려움, 공격성 등이 증가할 수 있다. 사춘기 청소년은 비행, 공격적 행동 등을 드러내고, 이유 없는 신체적 통증이 나타나거나 학습장애 등으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
이렇다 보니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자녀들로 인해 고민을 토로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삼가게 되면서 자녀들이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 되레 유튜브 등에 빠져 집중력이 약해진 것 같다는 의견이다.
한 맘카페 회원은 "아이들에게 코로나 블루가 왔는지 도통 나가려 하질 않는다. 초반에는 '놀고 싶다', '심심하다'고 말하면서 왜 못 나가게 하냐고 묻던 애들이 이제는 밖에 나가자고 해도 싫다고 한다"면서 "아이들 얼굴에 생기도 없고 활력도 없어 보인다. 너무 안쓰럽다"고 토로했다.
해당 게시물에 누리꾼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으니까 기운이 빠져있는 것 같다", "우리 아이도 집에서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유튜브 보고 있는 게 좋다더라", "저희 애들도 코로나 초반에는 놀이터 가고 싶다고 난리였는데, 이제는 외출을 마음대로 못하는 걸 아니까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부모들의 불안과 걱정은 관련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청소년 자녀를 둔 보호자 198명을 조사한 결과, 보호자들은 ▲자녀의 미디어 사용 증가(77.8%) ▲불규칙한 생활습관(74.2%) ▲일상생활 위축(71.7%) ▲개인 위생 관리(65.2%)를 꼽았으며, ▲막연한 걱정과 불안(63.1%) ▲자녀 돌봄 부담 가중(63.1%) 등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전문가는 성인보다 아동들이 코로나 블루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코로나 블루'를 성인들보다 더 심하게 호소할 수 있다"면서 "아이들은 활동적인 성향이 강해 외부활동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외출할 수 없으니 우울함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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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동이나 청소년은 이성적인 사고를 발휘해 무언가를 억제하고 참을 수 있는 힘이 성인들보다 약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함이 길어지다 보면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다른 식으로 표출하기 쉬워지는 거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일 경우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기에 부모님에게 짜증을 내는 등 반사회성이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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