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맹견 사고 피해 보상 안전망 강화
내년 2월 12일부터 가입 의무화
"사후처방에 불과해" vs "경각심 고취"
전문가 "개 물림 사고 대부분 보호자 관리 소홀"

맹견을 기르고 있는 사람은 내년 2월12일까지 맹견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진=연합뉴스

맹견을 기르고 있는 사람은 내년 2월12일까지 맹견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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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개 물림 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내년 2월부터 맹견 소유자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고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정책이 시행될 경우 맹견의 유기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의무조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맹견 종류와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는 개 물림 사고의 대부분이 보호자의 관리 소홀에서 발생하는 만큼, 반려인 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맹견 책임보험 가입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내년 2월12일부터 시행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맹견의 규정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의 개'로 규정돼 있다. 다만 장애인 보조견, 경찰견 등 공익목적을 위해 훈련받은 개는 맹견에서 제외한다. 이 규정은 다른 나라 사례를 참조하고 전문가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보험 가입 의무를 위반한 사람에 대해서는 시·군·구청장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차 위반은 100만 원이고 2차, 3차는 각각 200만 원, 300만 원이다.


이번 정책은 맹견에 의한 개 물림 사고가 늘고 있는 반면 사고 피해자에 대한 피해보상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대책이다. 대형견이나 맹견의 경우 보험 가입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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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개 물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보험 의무 가입이 오히려 맹견 유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기 위해 견주가 반려견을 유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책임보험 의무 가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맘카페 회원은 게시판에 글을 올려 "맹견 견주에 책임 보험을 들게 한다는 기사를 봤다. 하지만 분명 보험 가입을 꺼리는 견주가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개를 버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가뜩이나 개를 버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괜히 부추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심지어 맹견인데 버려졌을 때를 생각하면 더 위험할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유기를 막기 위해 입양 전 자격시험이나 까다로운 절차를 밟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김모(28) 씨는 "이번 조치는 예방의 성격보다 사후처방에 가까운 것 같다. 개로 인해 누군가 다쳤을 때 보상해 준다는 것 아니냐"며 "요즘 책임감 없는 맹견 견주가 얼마나 많은데 보험비를 낼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버릴 게 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책임 보험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본다"며 "맹견 입양 전 자격요건을 철저하게 따지고 반려동물 등록, 교육 등 기본적인 부분을 강화해야 버려지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기되는 반려견은 해마다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동물보호센터 284곳이 구호·보호한 동물은 13만5791마리로 전년대비 12.1% 증가했다. 이 중 개가 75.4%를 차지하며 높은 비율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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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개 물림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데 꼭 필요한 정책이다", "적어도 맹견을 키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제도 같다" 등 환영의 반응도 적지 않다. 보험 가입 의무화가 위험한 견종을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맹견의 기준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맹견에 속하지 않는 반려견도 입질이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등록 반려견은 209만 2000여 마리로 등록하지 않은 반려견까지 합하면 598만 마리로 추정된다. 이 중 법적으로 입마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맹견 5종의 수는 전체 반려견 중 1%가 채 되지 않는다. 연간 발생하는 개 물림 사고 중에는 일반 종에 의한 사례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전문가는 단순히 맹견을 규정하기보다 더 다양한 평가 기준을 통해 관리 대상견을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맹견 소유자에 대한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와 관련해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맹견 소유주들의 무책임한 행위(유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견에도 동의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위험성이 높은 개에 대한 무분별한 소유와 판매가 근절돼야 한다. 또 잘못된 반려동물 문화 역시 바로잡아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보호자들의 책임감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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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맹견 기준에 대해서도 "크기나 견종에 따라 기준을 정하는 것은 개 물림 사고를 예방하는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 최근 추세는 맹견 종류를 지정해 관리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형견, 중형견 할 것 없이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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