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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어요" '텅텅'빈 시장…코로나로 실종된 '추석 대목' 상인들 '울상'[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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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추석 일주일 앞두고 '한산'
상인들 "나오는 사람 없어 대목 기대하기 어려워" 울상
중기부, 25일부터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급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오후 2시 남대문시장 일대를 오가는 시민들.사진=김연주 인턴 기자 yeonju1853@asiae.co.kr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오후 2시 남대문시장 일대를 오가는 시민들.사진=김연주 인턴 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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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연주·김영은 기자] "추석 준비가 한창인데…시장에 나오는 사람이 없어요.", "지난해 추석보다 절반 이상 매출이 떨어졌어요. 정말 죽겠네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경제적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매출 만회를 기대했던 상인들은, 추석 기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영업시간, 인건비 줄이기로 버티기에 들어섰지만 명절준비를 간소화하는 가정이 늘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23일 오후 2시께 방문한 남대문시장은 추석 준비가 한창인 기간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점포마다 추석 선물세트를 진열해 놓았지만 이를 찾는 손님은 없었다. 상인들은 텅 빈 점포 밖으로 나와 호객행위를 하거나 의자에 걸터앉아 휴대전화만 들여다볼 뿐이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50대 상인 박 모씨는 "원래 추석 전후로 시장이 북적이는데 올해는 사람들이 정말 없다"며 "임대료도 안 되고 관리비만 낼 수 있는 정도의 매출만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남대문시장을 찾는 90% 이상은 노년층이다. 그런데 코로나 취약계층이다 보니 아무도 안 나온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까지 거리두기를 유지를 한다는데 정말 힘들다. 다 같이 힘들다는 걸 알지만,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박 모씨는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라며 "청과는 생물이라 안 팔리면 손해가 너무 커서 물건을 더 떼어올지 말지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과일 장사는 명절 장사로 먹고사는데 코로나 사태가 끝나질 않아 대목이랄 게 없다"며 "작년에는 많이 사고 했는데 올해는 기미가 안 보이고 사람도 잘 안 다닌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23일 오후 남대문시장에 있는 한 점포가 운영을 중단한 모습.사진=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

23일 오후 남대문시장에 있는 한 점포가 운영을 중단한 모습.사진=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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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가 공개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의 상가 수는 37만321개로, 1분기(39만1499개)보다 2만1178개가 줄어들었다. 3개월간 서울에서만 약 2만여 개의 상가가 문을 닫은 것이다.


40년째 잡화점을 운영하는 60대 상인 김 모씨는 "40년간 장사를 했지만 올해는 최악 중에서도 최악"이라며 "매출이 90% 이상 줄어 임대료는 엄두도 못 내고 관리비만 겨우 내면서 대출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종일 문을 열어놔도 아무것도 못 팔고 들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오늘도 개시를 못 했다"며 "건물 계약 날짜까지만 장사하고 이후에는 폐업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추석 이후 겨울철에 접어들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식료품을 판매하는 상인 60대 김 모씨는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가라앉아서 매출이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며 "특히 추석 선물세트는 연휴 기간에 다 팔지 못하면 그냥 그대로 적자라서 최소 수량만 놓고 버티는 중이다. 추석 장사도 제대로 못 하고 지나가면 더 힘든 겨울나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3일 오후 남대문시장에 있는 한 식료품점에 진열된 추석선물세트.사진=김연주 인턴 기자 yeonju1853@asiae.co.kr

23일 오후 남대문시장에 있는 한 식료품점에 진열된 추석선물세트.사진=김연주 인턴 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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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많은 상인들이 김 씨 우려와 같이 하반기 매출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도소매·음식·숙박업 관련 소상공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추경 및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이후 경영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답한 소상공인 비율이 80%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악순환이 반복되니까 우리처럼 당장 임대료도 못 내는 영세상인은 점점 괴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라며 "언제 좋아질지 기약이 없는 상황 속에서 임대료라도 인하되면 좋겠는데 딱히 그런 정책도 없어서 시장과 상인들은 망해간다"고 한탄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세상인의 피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스마트폰으로 시장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모바일 시장' 도입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정수 서울시 상인연합회장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피해가 거듭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힘든 시기를 부디 꼭 이겨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 회장은 "연합회에서는 모바일로 시장 내의 상품을 주문하고 배달받을 수 있는 스마트화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중"이라며 "시장 내 자체 방역도 열심히 실시 중이고 시장 경제 활성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100만~2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4차 추경안 편성 브리핑에서 "24일부터 소상공인 전용 특별 지원금인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원 접수가 시행된다"고 했다.


새희망자금 지원대상은 일반업종과 특별피해업종으로 나뉜다. 일반업종은 ▲지난해 연 매출 4억원 이하 ▲올해 상반기 월평균 매출액이 지난해 월평균 대비 감소한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지급액은 100만원이다.


특별피해업종은 ▲지난달 16일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를 받은 업종 소상공인이다. 이 업종은 연매출 규모나 매출액 감소와 무관하게 지원된다. 중기부는 집합금지업종에는 200만원, 영업제한업종은 150만원을 각각 지급할 전망이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은 24일부터 신청을 받아 25일 지급을 시작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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