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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크본드 사상 최대 발행…"급한 불 껐지만 좀비기업화 우려"

최종수정 2020.09.24 11:34 기사입력 2020.09.2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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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본드 3298억달러 발행…2012년 기록 넘어서
기업들 유동성 위기 해소에 기여
유동성 M&A 등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올해 미국의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이미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크본드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기업 파산을 막는 데는 기여했지만 수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미국 내 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3298억달러(약 385조6021억원)로, 2012년 기록한 역대 최대 발행 규모(3296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올해가 석 달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크본드 발행 규모는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미 지난 6월 정크본드 발행이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예고된 바 있다.

월가 표지판, AP = 연합뉴스

월가 표지판, AP = 연합뉴스



정크본드 발행 증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동 제한 등 경제봉쇄 조치에 기업 매출이 감소하는 등 위기가 나타나자 회사채 발행을 자금 조달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Fed 역시 무제한 매입을 선언하면서 기업들을 지원했다. 특히 항공사와 호텔, 유람선 업계가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Fed의 공격적 지원 덕에 정크등급 채권 발행 기업들은 급한 불을 끈 데 이어, 회사채 발행 금리를 낮추고 기존 채권의 만기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정크본드 발행을 부추겼다. 장기간 제로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정크본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는 채권값을 끌어올리는 대신,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불렀다. 코로나19 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올해 3월만 해도 블룸버그-바클레이 채권지수에서 정크본드 금리는 11%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5.81%로 낮아졌다. 이는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바클레이 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래로 금리가 6% 이하로 발행되는 정크본드가 전체 발행 채권의 65%를 차지했다. 올해 8월 알루미늄캔 제조업체 볼의 5년 만기채권의 경우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2.875%에 발행되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은 낮아진 정크본드 금리를 고려해 리파이낸싱(재대출)에 나섰다. 이는 올해 초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투자자문사 엔젤오크캐피탈의 니콜 해먼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업들이 낮은 금리로 리파이낸싱해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크본드 회사채 발행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오는 11월 미 대선과 코로나19 2차 대유행과 같은 불확실성을 앞두고 기업들이 서둘러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크본드 활성화 영향으로 기업들의 연쇄 파산 흐름은 완화될 전망이다. 대신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용평가사 S&P는 향후 12개월 내 투기등급의 채무불이행률이 올해 6월 5.4%에서 내년 6월 12.5%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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