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빼고 다 행복한 것 같아요" SNS 멀리하는 취준생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성인남녀 3명 중 1명 "SNS 이용 피로도 높다"
SNS 사용 자제하는 젊은층 증가
전문가 "SNS 상에서 타인과의 비교, 상대적 박탈감 느낄 수도"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SNS 일부러 안 봐요.", "친구들은 잘사는데 나는 왜 이러나 싶죠."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SNS상에서 자신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타인의 행복한 일상을 SNS로 접하게 되면서 일종의 무기력감을 겪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타인의 미화된 삶만 보여주는 SNS에 피로를 호소하며 이용을 자제하는 등 이른바 '자발적 아웃사이더'의 삶을 택하고 있다. 전문가는 SNS를 통해 많은 이들과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젊은층이 피로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7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국내 청년층(15~29세)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확장실업률은 25.6%로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게 나타났다.
청년실업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 6월의 경우 청년층 공식 실업률은 10.7%였지만, 체감실업률은 26.8%였다. 즉, 청년 4명 중 한 명이 스스로를 실업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다 보니 일부 취준생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취준생 김모(27)씨는 "취업 준비를 하면 뭐하냐.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너무 힘든 상황"이라면서 "이 와중에 지인들이 하나둘 취업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더욱 스트레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최근에는 취업을 함께 준비했던 지인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연락이 왔다. 축하하는 마음보다는 '나는 왜 취업이 안 될까'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더라"면서 "진심으로 남을 축하해주지 못하는 내 모습이 싫어서 요즘은 지인들과 연락도 거의 안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SNS가 발달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타인과 직접 연락하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소식들도 SNS가 발달하면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SNS 계정 탈퇴를 했다고 밝힌 취준생 김모(25)씨는 "취직한 친구들이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종종 올리곤 하는데, 그런 게시물을 볼 때마다 내가 처량해 보이더라"면서 "친구들의 미화된 일상인 걸 알면서도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일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나 또한 괜히 행복한 척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내 삶까지 꾸며내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결국 회원 탈퇴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김씨처럼 SNS 이용에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6%가 SNS를 이용하며 '보통 수준으로 피로도를 느낀다'고 했고, 31.1%는 SNS를 이용하며 느끼는 피로도가 높다고 답했다. 특히, 피로도가 높다는 답변은 ▲취준생(32.2%)이 ▲직장인(29.1%)보다 소폭 많았다.
이렇다 보니 SNS 사용을 자제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동일 조사에서 응답자의 23.9%는 SNS 사용을 완전히 차단하는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한 이유로 '일정, 사진 등 개인정보 노출(40.7%)', '타인의 게시물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서(35.9%)' 등을 꼽았다.
취준생 이모(25)씨도 "SNS가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나 또한 처음에는 SNS를 많이 했다. 하지만 SNS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내 삶을 허비하는 느낌이 들어 SNS를 탈퇴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남들은 SNS 안 하면 불편하지 않냐고 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타인과 본인을 반복적으로 비교하다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저마다 '상대비교 욕구'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이 욕구는 사람들을 성취 지향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욕구 중 하나"라며 "그러나 문제는 늘 나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 있는 사람과 본인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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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특히, SNS가 발달하면서 많은 사람과 비교가 가능해졌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 나이에 성공한 이들과 본인을 비교하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무기력감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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