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갈등? 금융은 무풍지대…월가 은행, 중국 러시
시티그룹, 中 투자자 유가증권 보관업무…美 은행중 첫 승인
"중국 내 어디를 봐도 엄청난 돈이 있다"…문턱 낮출수록 금융사 진출 많아질 듯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적 갈등에도 월가 대형은행들의 중국 러시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정부가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개방하자 중국시장에 자금이 몰렸고, 월가 은행들이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도 관련 허가를 신속히 진행하고 있어, 적어도 금융시장은 미ㆍ중 갈등의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투자자의 유가 증권을 의뢰받아 보관하는 보호예수업무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미국 은행이 중국 당국에서 관련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중국 국영은행인 건설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같은 달 투자운용사 뱅가드도 홍콩에 있던 지사를 중국 본토인 상하이로 옮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JP모건은 중국 내에서 자체 뮤추얼펀드 사업을 위해 합작법인(JV)인 중국 펀드운용사 중국국제펀드운용(CIFM)을 완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자본시장에 대한 제약을 서서히 풀어나가면서 나온 것이다. 중국은 자본시장 개방계획과 지난 1월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외국인 소유 선물거래와 자국기업 지분 없이 외국보험사의 설립과 영업을 허용하는 등 외국인 투자 규제를 추가로 완화했다. 오는 12월부터는 외국계 투자은행이 독자적으로 주식거래 중개업과 투자은행(IB) 업무도 가능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팡 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부위원장이 홍콩과 관련한 주식 연계 프로그램의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외국인투자가가 더 많은 상품선물에 참여하는 방안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을 비롯해 자본시장에 자금이 대거 모이기 시작하면서 대형투자은행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시티그룹 계열인 시티트러스트의 스튜어트 알트크로프트 아시아 지사장은 "중국 내 어디를 봐도 엄청난 돈이 있다"며 "이처럼 기회가 있고 운용할만한 자금이 있는 곳이 세계에 어디 있나. 솔직히 없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자산운용 분야다. 딜로이트는 지난해 중국의 펀드가 보유한 자산 규모가 2023년까지 3조4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2023년에 세계 2대 펀드시장인 영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 회사인 Z벤어드바이저의 피터 알렉산더 창립자는 "중국이 시장을 열려는 의도를 우리는 안다. 그들이 너그럽기 때문이 아니다"며 미국 기업들이 본받을만한 경영을 하는 것으로부터 혜택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뮤추얼펀드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결과 미국의 경우 가계 자산의 32%가 증시와 뮤추얼펀드에 유입돼 있지만 중국은 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가계 자산 3분의 2가량은 부동산에 묶여있고 4분의 1은 현금이나 예금으로 보관되고 있다.
해외 금융사들이 노리는 중국의 금융시장은 뮤추얼펀드만이 아니다. 중국에서 뮤추얼펀드 사업권을 따낸 블랙록은 최근 중국 건설은행,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를 통해 중국의 자산운용시장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중국에 세운 합작증권사 모건스탠리화신증권에 대한 지분율을 49%에서 51%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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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제재는 이날도 추가됐다. 국무부는 중국 군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1000여명에 대한 비자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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