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시댁 안 가도 되나요" 이동 자제 권고에 며느리들 고민도
정부 "이번 추석에 고향 친지 방문 자제해달라"
"어르신들 눈치 보여" 맘 카페 등 하소연 올라와
"올해 추석 연휴 없애달라" 靑 청원도
전문가 "이동량 늘어나면 코로나19 확산 우려 있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2·여)씨는 추석 연휴 기간 시댁에 내려갈지를 두고 고민이다. 명절마다 시댁에 가고 있으나,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망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상황인데, 이 상황에 친척집을 꼭 가야 하나 싶다"면서 "친척들을 만나면 식사를 다 같이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스크도 안 할 텐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면서 "이럴 때는 친척들이 알아서 오지 말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추석 연휴 때 고향에 내려갈지를 두고 고민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추석 귀성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시댁 등 웃어른들의 눈치가 보여 친척집에 갈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휴 기간 동안 코로나19가 재확산 할 수 있다며 추석 연휴 자체를 없애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도 연휴 기간 외출 자제를 권고하며 영상통화 등 비대면 방식을 당부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 기간 귀성과 성묘, 벌초 등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추석 연휴만큼은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집에 머무르며 휴식의 시간을 갖도록 요청드린다"며 "나와 가족, 친지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명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추석 연휴를 통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들께 가급적 이동을 자제해 주실 것을 권고 드린 바 있다.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을 맞아 이런 권고를 드린 것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감염전파의 위험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권고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방역당국은 감염 예방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시설 테이블 가림판 설치, 공항·철도역·터미널 승객 동선 분리 등을 실시한다. 또한 온라인 성묘 서비스, 벌초 대행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명절 기간 백화점·마트의 시음·시식 행위 자제를 관련 업계에 요청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친척들의 성화에 못 이겨 귀성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명절 행사를 집안 어른들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자신만 빠지면 눈치가 보인다는 입장이다. 또, 1년에 두번밖에 없는 명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친척들에게 미운털 박히기 십상이라는 불만도 있다.
한 맘카페 회원은 "코로나 때문에 시댁에 가고 싶지 않지만, 정부에서 애매하게 권고가 내려와 이번에도 가야 할 것 같다. 그냥 강제적으로 이동을 금지했으면 좋겠다"면서 "시댁이 알아서 이번에 오지 말라고 하든가 아니면 추석 전에 잠깐 왔다 가라고 먼저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게시물에 누리꾼들은 "남편한테 추석 때 친척집에 안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일 년에 몇 번 보지도 못하는데 왜 그러냐고 하더라. 괜히 나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아기 키우는 입장에서 그냥 '집콕'하고 싶다. 정부에서 강하게 금지해주면 좋겠다", "저도 시댁에서 오지 말라는 소리가 없다. 전국 각지에서 친척들이 모일 텐데 저 혼자면 가겠지만 아이까지 있으니 너무 망설여진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일각에서는 추석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재확산 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올 4월 말~5월 초 '황금연휴' 기간과 8월 광복절 연휴 직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 초 민족 대명절인 춘절(春節)을 전후로 이동량이 늘면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추석 연휴 관련 청원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올라온 '이번 추석 연휴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에서 본인을 며느리라고 밝힌 청원인은 "며느리 된 입장에서 코로나 때문에 못 간다고 말 한마디 못하는 답답한 심정 아시냐"면서 연휴 자체를 없애 달라고 했다.
청원인은 "한국은 여전히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 조심해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 명절은 꼭 모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다"면서 "아무리 결혼해서 며느리가 됐다고 하지만 내 몸을 내 맘대로 못하는 심정을 아냐. 꼭두각시 같은 인형이랑 다름없다. (시댁에 가지 않는다고 말하려면) 이혼을 각오하고 말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청원을 대이동 금지로도 생각해 봤지만, 광화문 집회를 겪고 나니 안 지켜질 거 같아 더욱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건 역시 연휴를 공식적으로 없애는 것인 것 같다"고 했다. 해당 청원은 10일 오전 10시30분 기준 1만6380여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전문가 또한 추석 연휴 기간 방역 지침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고향 방문 자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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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석 같은 명절의 경우,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또 명절 때는 가족들이 모이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음식을 다 같이 나눠 먹는 등 방역 지침이 지켜지지 않을 확률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국이 시국인 만큼 올해 추석은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가고 비대면으로 추석을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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