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공모주 더 많이 받는다
금융당국 개정안 윤곽
공모주 약 20% 중 10% 물량
소액청약 우대·추첨제로 돌려
빅히트부터 개정안 적용 기대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구은모 기자]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까지 개인들 사이에서 공모주 투자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소액투자자가 기업공개(IPO)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게 된다. 당장 다음달 1조원 규모로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에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소액투자자들의 투자 참여 기회는 더 넓어질 전망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기업공개 절차 등을 규율하는 업계 자율규제인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은 일반 청약자 물량으로 배정되는 공모주 약 20% 중 10% 정도를 소액청약자를 우대하거나 추첨제로 배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에 증거금을 납입하고 해당 증거금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는데, 청약증거금을 적게 낸 개인들이 종전보다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머지 10%는 현행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10% 구간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위해 금융투자협회는 업계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구체적인 협의에 나선다. 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는 방식은 IPO 강국인 홍콩이 사용하고 있는 추첨제 방식이다. 홍콩은 개인 배정 비율을 10%로 둬 국내보다 비율은 낮다. 그러나 복수계좌 청약 금지를 전제로 소액청약 우대방식과 추첨방식 등 투자자 일반에 투자 기회 확대와 형평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추첨제는 특정 금액 이상을 증거금으로 내면 정해진 캡(Cap)만큼 당첨자들에게 주식을 배정하는 것으로 공모주 시장에 소액투자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이 국내 시장보다 훨씬 더 낮은 셈이다. 이와 함께 금투협은 논의 사항에 우리사주 미매각 지분 개인투자자로의 전환, 복수계좌 금지 등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 고위관계자는 "업계와 협의를 통해 추첨제 등 소액투자자를 우대할 방안을 갖출 것"이라며 "의견수렴이 되면 당국에 건의하는 형식을 갖춰 배정방식에 대한 원칙을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청약 제도 변경 사안은 금융투자협회 변경 사항으로 자본시장법 개정만큼 제도개선 절차가 크게 복잡하지 않다. 업계와 의견 교류를 통해 개정안 시행까지 유예기간을 어느 정도 주면 되는지 협의가 이뤄진다면 시행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 "시기가 언제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협회 규정 개정이다 보니 개정 합의만 이뤄진다면 시행은 바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다음 달 상장에 나서는 빅히트에도 개정안이 적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빅히트는 이달 24일~26일 수요예측과 다음 달 5일~6일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다. 개편안이 빅히트에 적용될 경우 개인들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더 많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사상 최대인 60조원에 육박하는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1524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는 2400만원가량의 증거금(공모가 2만4000원)으로 2000주를 청약해도 1주를 배정받는 데 그쳤지만, 추첨제가 적용된다면 자산이 작은 소액투자자라도 정해진 캡만큼 주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복수의 계좌를 하나의 계좌로 인식하는 청약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복수계좌의 청약 금지가 전제돼야 소액투자자에 대한 공모주 배정방식 개선이 유의미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는 투자자 한 명이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 계좌별 청약 신청이 가능한 상황이다. 만약 복수계좌를 금지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고액청약을 소액으로 분산해 청약하는 편법투자를 허용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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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한 사람이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갖고 있어도 통합정보가 없어 알기 힘들다"며 "복수계좌를 하나의 계좌로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전산화해서 구현하는 방식을 찾는 게 실무적인 면에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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