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개시 1년 9개월 만에 마무리
검찰수사심의위 권고 따르지 않은 첫 사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 이영호 전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강진형 기자,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 이영호 전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강진형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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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관련자들을 일괄기소하고 1년 9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불기소’ 권고를 받고도 두 달 넘게 추가 수사를 벌인 뒤 결국 이 부회장 등을 기소, 수사심의위 권고를 따르지 않은 첫 사례를 남기게 됐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의 적법성에 대해 회계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인 만큼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삼성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이 부회장과 옛 삼성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직원 10여명을 각각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혹은 외부감사법 위반(회계처리기준 위반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기소 대상에는 삼성물산의 최치훈·김신 전 대표, 이영호 전 최고재무책임자(현 삼성물산 대표이사) 등도 포함됐다.


김종중 전 팀장과 김신 전 대표에게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의 위증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실행된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흡수합병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조직적인 부정거래행위,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각종 불법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은 배경과 관련 “수사팀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이후, 법률·금융·경제·회계 등 외부 전문가들의 비판적 견해를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수사내용과 법리, 사건처리방향 등을 전면 재검토했다”며 “그 결과, 학계와 판례의 다수 입장, 증거관계로 입증되는 실체의 명확성, 사안의 중대성과 가벌성, 사법적 판단을 통한 국민적 의혹 해소 필요성, 수사전문가로 구성된 부장검사회의 검토 결과 등을 종합해 주요 책임자를 기소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등의 공소유지는 법무부가 지난달 27일 단행한 인사에서 신설한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에서 앞서 삼성 수사에 참여했던 김영철 부장검사가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2018년 참여연대와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하자 검찰은 같은 해 12월 삼성물산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삼성바이오 김 대표에 대해서는 두 차례,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한 차례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또 지난 6월 27일 열린 수사심의위에서는 압도적 다수 위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관련자 전부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검찰은 이후 회계전문가들을 소환해 조사하며 수사팀의 기존 논리를 보완하는 등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두 달이 넘도록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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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8건의 사건에서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따랐던 검찰이 수사팀의 입장과 상치되는 이번 권고를 불수용함에 따라 검찰 기소 독점의 폐단을 막기 위해 스스로 도입한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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