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공의 "의견 수합 졸속으로 이뤄져" vs 비대위 "무리한 재투표 아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 휴진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 진료진연에 관해 안내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 휴진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 진료진연에 관해 안내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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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사정원 확대ㆍ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주요 의료정책에 반대해 파업을 강행하는 가운데 일부 전공의들이 파업 결정 과정의 부당함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전공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두번의 투표를 강행하고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키로 했지만 이 과정에서 파업 반대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내부 불만이 속출했고, 급기야 비상대책위원들이 줄사퇴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파업을 지속하자는 강경파와 타협안을 받아들이자는 온건파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전공의 내부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파업 중단 목소리 반영 안돼…강경파 입장만"= 31일 자신을 레지던트라고 소개한 한 전공의는 아시아경제에 "대전협이 범의료계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과정에서 '파업 중단'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 다수가 타협안대로 국민 건강과 전공의 전체 이익을 위해 파업을 중단하길 원했지만 전날 진행된 회의에서는 이런 의견이 무시된 채 임시전국대표자비상대책위원회(대표자회의)에서 졸속 의결해 파업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전협 지도부를 따를 수 없다고 판단한 비대위 핵심인물 10여명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공의는 "비대위 의사결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의 속기록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에 고발당한 전공의를 포함해 국시가 하루 앞인 상황에서 의대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전날 자신을 인턴ㆍ레지던트라고 소개한 '어떤 전공의들'도 취재 기자단에 보도자료를 보내 "대전협 비대위의 과반이 지난 29일 범의료계의 타협안대로 파업을 중단할 것을 주장했지만 박지현 대전협 회장이 비대위 다수의 의견을 건너 뛰어, 의사결정 과정에서 필수적이지 않은 과정인 대표자회의를 열었고 결국 파업을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전날 전공의 파업 중단 혹은 지속 여부를 확인하는 표결 결과, 과반수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부결됐으나 재투표를 거쳐 집단휴진을 강행키로 정했다. 첫 투표는 의결권을 행사한 193명 중 96명이 파업 지속을 택했으나 정족수를 못 채워 부결됐다. 이어 재투표에서 186명 중 파업 지속 134명으로 파업 강행을 결정했다.

일부 전공의는 협의 과정의 정보를 충분히 갖지 못한 상태에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포되는 비공식적인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궁지에 몰려 '뭉쳐야 한다'는 의식이 과열된 상태였으며, 의견수합은 길어야 30분에서 3시간 안에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집행부를 비난했다. 사립대의료원협의회·사립대병원협의회도 "전공의 파업은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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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도 과반 넘지 못해 파업 지속으로 결정"= 전공의 내부 갈등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대전협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대전협 비대위 측은 "1차 투표 안건은 언론에 보도된 단체행동 '지속' 여부가 아니었다"면서 '합의문을 채택하고 단체행동을 '중단' 할 것을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에 상정한다'는 안건이었고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96명이었다"고 반박했다. 단체행동 중단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어느 쪽도 과반을 넘지 못해 안건이 폐기됐을 뿐 '파업 중단' 의견이 많아 부결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인 것이다. 비대위 측은 "파업 유지에 대한 찬성이 1/2에 이르지 못해 부결됐으며 무리하게 재투표에 붙였다는 일부 전공의 및 정부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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