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 확장 재정·통화정책 지속
아베노믹스 인적 구성원 유지될 듯
8년 총리 후 정책 혼란 가능성은 남아 있어
진전없던 구조개혁은 여전히 숙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사임하지만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일본 경제정책 기조는 '2.0'버전으로 명맥을 이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누가 후임자가 되더라도 정책의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아베 총리 사임 소식 이후 31일 첫 개장한 일본 증시는 1% 이상 상승 출발했다.


마스크를 쓴 아베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아베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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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본언론을 포함한 외신들은 "아베노믹스의 설계자가 갑작스럽게 떠났지만, 아베노믹스의 틀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정책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베노믹스는 확장적 재정을 근간으로 하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다. 2012년 아베 정권 출범과 함께 도입된 아베노믹스는 외국인직접투자를 늘리고 증시를 부양해 주목을 받았다. 때마침 나타난 엔화약세는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다만 소비세 인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성과는 크게 꺾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베노믹스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는 역설적으로 코로나19사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 위기로 경제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기존의 정책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일본 국민의 지지 역시 높다. 니혼게이자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내각이 아베 내각으로부터 이어받았으면 하는 정책으로 경제 정책(38%)이 코로나19 대책(4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차기 총리 후보들을 보더라도 아베노믹스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유력주자로 급부상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경우 정책의 연속성이 '옹립론'의 가장 큰 배경이다. 당내 지지세가 약해 중도파 정도의 지지를 얻는 스가 장관이 차리 총리로 선출될 수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아베 총리의 지지 덕분이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간부 발언을 인용해 "정책의 연속성에서 스가 장관이 적임"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짜놓은 경제 정책의 틀을 흔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가 장관은 주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 관련 대책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日 아베 떠나도 '아베노믹스'는 계속된다 원본보기 아이콘


블룸버그통신은 아베 총리의 사임에도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는 아베노믹스의 가장 큰 줄기였는데,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마저 갑자기 관두지 않는 이상 달라질 리 없다는 설명이다. UBS증권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변화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와하라 마사키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침체로부터 회복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최우선"이라면서 "일본 은행이 갑자기 통화정책을 정상화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시장에 충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베 총리가 사라진 뒤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할 정치력의 부재 상황은 새로운 변수다. 내각책임제임에도 불구하고 아베 내각이 8년간 정권을 유지하며 정책을 유지했지만, 이후 총리들은 과거처럼 다시 단명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총리 교체 때마다 정책 기조가 바뀌거나, 방향성이 의심받는 일들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 후이 JP모건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모든 차기 후보가 아베노믹스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진전이 없었던 구조개혁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아베 총리가 내세웠던 생산성 혁명이나 저출산 고령화 극복,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 등은 개선되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중장기 과제들을 미뤄둠에 따라 차기 정부의 짐은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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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직접 사임 소식을 전했다. 지지통신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권이 바뀌어도 미ㆍ일 동맹의 중요성은 변함없다는 인식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의 전화통화는 지난 5월 8일 이후 3개월여만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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