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구글이 애플처럼 모든 앱에 인앱결제(앱 내 결제)와 결제 수수료 30%를 강제하기로 한 이른바 '앱 통행세' 논란과 관련해 당국이 칼을 꺼내들었으나, 제재 실효성엔 여전히 의문표가 따라붙는다. 위법으로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데다 역외 적용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앱 수수료 30% 확대 부과 정책과 관련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또한 국내 콘텐츠 업체를 대상으로 앱 마켓 수수료 지출에 관한 실태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앱 통행세 논란 왜?…위법·제재 근거 살피는 당국

이는 앞서 구글이 기존에 게임 콘텐츠에만 부과하던 30% 수수료를 모든 인앱결제로 확대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구글이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부과하면 구글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동영상, 음악, 웹툰 등 콘텐츠 이용료도 20∼30%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국내 앱 개발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달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정부 업무보고에서도 이 같은 구글의 수수료 정책에 대해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공정위, 과기정통부 3개 부처가 함께 대안을 찾겠다"고 답변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역시 앱 마켓 수수료와 관련한 데이터가 있냐는 질문에 대응에 앞서 국내 업계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필요성을 인정했다.

현재 공정위와 방통위는 각각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상품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다만 구글에 공정거래법 위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미 30% 수수료를 모든 앱에 부과하고 있는 애플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애플은 2011년부터 인앱 결제를 강제해왔으나 특별한 규제를 받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코리아, 애플 코리아가 아닌 해외 법인에 국내 공정거래법을 적용시킬 수 있는 역외 적용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글로벌 IT기업 규제가 국가 간 무역문제로 비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구글와 애플 모두 수수료와 관련해 글로벌적으로 동일한 정책을 적용 중이다.


방통위가 들여다보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자의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위반 시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이용자 이익 침해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어 이번 앱 수수료 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방통위는 구글이 아직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도입하지 않은 만큼 당장 조사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방통위는 앱 마켓 모바일콘텐츠 결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나 이 역시 법적 강제성은 없다.


◆실효성 떨어진단 우려에도 공동 대응행보에 업계 '환영'

업계는 제재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당국의 행보에는 환영을 표하고 있다. 특히 개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로선 앱 마켓 공룡의 보복이 두려워 반기를 들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관계부처가 공동 움직임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국내 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한 관계자는 "독과점 시장에서 인앱 결제만을 강제하고 30%라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도 "수수료 정책에 반기를 든 에픽게임즈를 애플스토어가 삭제했듯, 언제든 앱 마켓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열린 관련 세미나에서 국내 콘텐츠 및 게임업체 12곳과 인터뷰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자들은 다른 사업자가 구글과 어떻게 계약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고 보였다. 어떻게 보면 구글이 '죄수의 딜레마'(다른 취조실에 있는 공범이 어떤 진술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을 가리키는 사회 행동 이론)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과 다르게 개방적 정책을 표방하면서 시장 내 지위를 확보했던 구글이 책임감 있게 접근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며 "공정위가 구글 자사 앱 선탑재 문제 등을 같이 조사하는 등 관계 부처의 협동 작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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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 대응에 나선 상태다. 박성중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2일 앱스토어 사업자가 임의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 말 앱 마켓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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