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빅테크 독과점' 美전철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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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온라인경제의 황제들에게 절을 해서는 안 된다." 데이비드 시실리니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원장(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마존ㆍ구글ㆍ페이스북ㆍ애플 등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청문회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반독점위는 지난해 6월부터 이들의 플랫폼ㆍ데이터 독점 문제를 조사하고 있으며 최종 보고서는 이달 말에 나올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법무부가 일부 기업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반독점위는 조사가 끝나면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까지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판국이다.

반독점위는 이들이 전방위적 인수ㆍ합병(M&A)으로 경쟁기업의 싹을 자르고 막대한 규모의 소비자 정보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금융 등 관계분야 기업들에게 위력을 과시하며 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시실리니 위원장은 "(아마존 등이) 자신들에게 의존하는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소중한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고 청문회에서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으로 향유하는 소비자 정보를 경쟁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시실리니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원장(사진=연합뉴스)

데이비드 시실리니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원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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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빚어진 논란은 '디지털ㆍ데이터 혁신' 기조 속에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하는 네이버 등 국내 빅테크를 둘러싼 잡음, 이른바 '금융사 역차별' 논란과 판박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정기간행물 '금융브리프' 내 '글로벌금융이슈'에서 미국의 사례를 조명하고 "공정경쟁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빅테크가 독점한 정보를 플랫폼 참가자 전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를 들어 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금융사는 예금ㆍ대출ㆍ카드ㆍ보험 등 핵심 정보를 내어주는 데 반해 네이버 등은 알짜 정보인 쇼핑ㆍ검색 등 비금융정보를 공유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현행 규정에 존재한다.


금융사들은 이 같은 불균형을 바로잡지 못할 경우 리스크보다 낮은 금리산정 같은 시장방어 경쟁에 따라 대규모 부실 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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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에서는 데이터가 가장 큰 무기이며 이 무기를 최대한 안전하고 공정하게 휘두르도록 하는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미국의 사례는 제도의 미비가 일으킨 거대한 혼란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앞으로 가동할 '빅테크 협의체' 등에서 이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다뤄나가길 기대한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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