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시급한 의료진 확보
의료계 집단 파업 등 여파
신천지때 전국서 몰려들던
'善意'의 의사·간호사 없어

2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외부 검체 채취실에서 의료진이 내원객 검체 채취를 마친 뒤 장갑을 소독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2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외부 검체 채취실에서 의료진이 내원객 검체 채취를 마친 뒤 장갑을 소독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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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방역당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위험하다고 보는 건 과거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나 서울 이태원클럽 등 앞서 다른 집단발병과 달리 고령층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신천지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규모로 불어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경우 60대 이상이 전체의 40%를 넘어선다.


고령환자의 경우 기저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 이런 가운데 신천지 사태 때와 달리 의료계 자원 봉사의 발길이 사실상 끊긴 상태다. 장기간의 대응으로 피로도가 극에 달한 가운데 의료계의 집단파업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령환자 급증, 인명 피해 우려↑"
국내 사망자 절반이 80대
60대 이상 치명률 6.4%

2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환자의 연령대별 치명률을 보면 60대 미만은 0.1% 수준에 불과하나 60대 이상은 6.4%에 달한다. 80대 이상 환자는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숨지는 등 그간 코로나19 국내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과거 유행이 특정 지역에 국한하던 것과 달리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로 번지고 있는 데다 7개월 넘게 사태가 지속되면서 온 국민 사이에 누적된 피로감도 어려움을 더한다.


성북구청 앞 바람마당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성북구청 앞 바람마당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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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이 나빠지는 걸 막기 위해 시급한 건 제때 치료하는 의료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과거 신천지발 환자가 급증했을 당시 인명 피해가 컸던 것도 제때 치료받지 못한 고령환자가 많기 때문이었다. 당시 급격한 유행을 예상하지 못해 병상이 부족했고, 확진 후 집에서 입원 대기 중에 있다가 숨진 환자도 있었다. 보건당국이 유행 확산 시 병원을 지정하거나 환자 중증도에 따라 병상을 배정하는 식의 치료체계를 손본 것도 당시 피해를 반면교사로 삼은 조치였다.

문제는 감염병 전담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 환자가 머물 '공간'은 마련했으나 치료를 담당할 의료진 확보가 수월하지 않은 점은 신경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도 환자 가운데 80% 정도는 증상이 가볍거나 없어 생활치료센터에서 소수의 의료진이 다수를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으나, 증상이 심각한 환자에 대해서는 따로 마련한 음압시설에 의료진 다수가 필요하다.


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중환자병상 20개를 운영하기 위해선 의사 16명, 간호사는 160명 정도가 확보돼 있어야 한다. 수도권 일부 전담병원에서는 의료진 부족에 따라 다수 환자를 한 병실에서 치료하는 등 어렵게 환자를 받고 있다. 전국 각지의 병상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체계를 갖춘 보건당국도 아직까지는 병상과 함께 의료진 수급 현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실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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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번아웃에 자원봉사도 난망
"병상 포화, 의료체계 감당하기 어렵다"

신천지 사태 후 그간 수차례 산발적 유행이 불거지면서 일선 의료진의 피로가 누적된 점도 불안 요소다. 최근 들어 일부 의료기관이나 선별진료소 일선 현장에서 의료진 등 원내 감염이 늘어난 것도 반년 넘게 유행이 지속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대한감염학회 등은 전일 낸 성명에서 "병상이 급속도로 포화돼가는 등 장기간 버텨온 의료체계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며 "수개월 동안 2차 유행 대비ㆍ대응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음에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천지발 확산 때만 해도 전국 각지에서 의사ㆍ간호사가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선의'에 기댈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유행이 지나간 후 수당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지는 등 일선 현장을 원활히 운영시키기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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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책에 대해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단체가 반발하면서 총파업에 나서는 등 의료 '공급'도 삐걱대고 있다. 의사협회는 당장 26일 2차 총파업에 나서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데, 의사 단체 내에서나 다른 직종 간 갈등이 겹치면서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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