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결혼보다 '은퇴 후' 생각한다
젊은층, '결혼' 대신 '동거' 선호
전문가 "비혼 현상, 경제적 문제와 연관"

웨딩홀에서 신랑과 신부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웨딩홀에서 신랑과 신부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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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요즘 시대에 결혼을 왜 해야 하나요?", "결혼 준비할 돈으로 제 미래에 투자해야죠."

자신을 '비혼족'이라고 밝힌 직장인 김모(33)씨는 경제적 원인 등을 이유로 결혼을 포기했다. 김씨는 "30대가 되면서 친척들이나 가족들이 '언제 결혼하냐'고 성화다. 결혼 생각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결혼비, 양육비, 자녀 교육비 등 결혼으로 인해 생기는 지출이 너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연인과 데이트 등 낭만을 좇던 과거와는 달리 '내 집 마련' 등 현실적인 사안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특히, 경제적 요인 등을 이유로 결혼과 양육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층이 이어지자 일부 20~30세대는 결혼의 대안으로 동거를 선택하기도 한다. 전문가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젊은층에게 결혼은 되레 '속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청년층은 결혼보다는 '내 집 마련' 등 현실적인 목표를 위해 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전국 24~39세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1%는 재무목표 1순위로 '주택구입 재원 마련'을, 23%는 '은퇴자산 축적'을 꼽았다. '결혼자금 마련'을 꼽은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이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의 응답 비율은 '그렇다'(31%) 보다 '아니다'(39%)가 더 높았고,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문항도 '아니다'(39%)가 '그렇다'(36%) 보다 많았다.


상황을 종합하면 젊은층은 결혼과 자녀 양육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물론 결혼보다는 자신의 미래를 더 가치 있게 여긴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웨덱스코리아 웨딩박람회에서 예비 신랑 신부들이 웨딩드레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웨덱스코리아 웨딩박람회에서 예비 신랑 신부들이 웨딩드레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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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직장인 정모(31)씨는 "결혼과 양육이 아직 부담스럽다"면서 "월급 받으면서 방세 내고 관리비 내고 하다 보면 남는 돈도 얼마 없다. 내 앞길 간수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겠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월급을 받으면 30% 정도는 적금한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차근차근 아껴두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결혼 건수와 함께 출산율도 하락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혼인 건수는 9만2101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고,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또한 ▲2016년 1.17명에서 ▲2017년 1.05명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잠정)으로 떨어졌다.


결혼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자 젊은층 사이에선 결혼의 대안으로 동거를 택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누군가를 책임지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도모하고 싶다는 심리와 경제적 문제 등을 이유로 동거를 택하게 된 셈이다.


남자친구와 2년째 연애 중인 박모(28)씨는 "우리는 아직 결혼에 대한 생각이 딱히 없다"면서도 "결혼을 하게 되면 동거부터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외국에선 결혼보다 동거를 더 선호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결혼하기 전 서로 생활습관 등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씨처럼 젊은층 사이에선 비혼 동거에 찬성하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아도 같이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56.4%였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16년(48.0%)보다 8.4%포인트 높은 것으로, 응답자의 과반이 비혼 동거에 동의한 것이다. 특히 20대(74.4%) 30대(73.2%) 등 젊은 연령층일수록 비혼 동거를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전문가는 청년층이 결혼을 회피하는 이유가 신혼집, 양육비 등 결혼을 함으로써 지출하게 되는 경제적 비용과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결혼을 하게 되면 신혼집을 구해야 하는 등 재정적으로 많은 부담이 들 수밖에 없다. 또 아이에게 들어가는 양육비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최근 젊은층 사이에선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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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청년층은 결혼 후 따라오는 책임감을 회피하고 싶어 동거를 택하기도 한다. 결혼 후 구속되기보다는 자유로움을 즐기면서 혼자 만족감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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