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물론 사우디, 오만과도 영토분쟁...모두와 등거리외교
시민권 가진 인구 100만, 상비군 6만의 작은 나라의 생존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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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스라엘의 국교정상화 소식이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됐습니다. 중동전쟁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아랍연맹의 대표국가로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어떠한 공식적인 관계도 맺지 않았던 UAE가 적국인 이스라엘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에 중동의 외교지형이 크게 뒤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왔죠.


자칫 전체 아랍권을 적으로 돌릴수도 있는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그동안 실리에 따라 움직여온 UAE의 외교를 살펴봤을 때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과 사우디란 아랍권 내 맹주국가들 틈바구니에서 UAE는 어떠한 정파나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아랍권 내에서도 상당히 실리외교를 추진해온 나라로 유명하기 때문이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평화협약은 이란과는 관련 없다. UAE, 이스라엘 그리고 미국 사이의 문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평화협약은 이란에 대응해 일종의 집합체를 형성하려는 의도도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UAE가 미국,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대이란 공동전선을 펼 것이란 일각의 해석에 대해 선을 긋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UAE는 일반적으로 아랍연맹의 맹주인 사우디와 함께 대표적인 수니파 왕정국가로 분류돼있지만, 사실 사우디와 관계가 그리 좋은편은 아닙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UAE는 주변에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사우디, 이란, 오만 등과 모두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2차대전 이후 이들 지역이 독립하면서 제대로 된 국경획정이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죠.

UAE는 늘 필요에 따라 적군과 아군이 뒤바뀌곤 하는 나라였습니다. 어느 나라와도 두드러지게 친밀하지도, 반목하지도 않는 등거리외교를 벌이기도 했죠. 이란과 반목할 때는 사우디와 친밀한 관계를, 또 사우디와 반목하면 이란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상황이 반복됐죠. 과거 이라크 후세인 정권과도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반복하는 상태였지만 이전에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사우디 다음으로 이라크를 원조해주기도 했습니다. 서양국가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미국과 이라크전 이후 동맹관계를 유지 중이지만 구소련시절부터 러시아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중국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특정 진영논리에 갇히기보단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따라 외교를 움직여온 셈입니다.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UAE는 사우디, 오만과는 육상에서, 이란과는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아랍권에서 수천만 인구를 가진 대국들에 둘러싸인 상황입니다. 지난해 유엔 공식통계에서 UAE의 인구는 983만명 정도로 나와있는데, 이중 106만명 정도가 실제 시민권을 가진 UAE 국민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상비군은 다합쳐서 6만 정도로 이들 중 상당수도 자국 시민권을 가진 군인이 아닌 용병부대입니다. 상비군만 80만명이 넘는 이란이나 군사비용 지출이 세계 3위를 기록 중인 사우디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작은 나라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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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수니파라는 이유만으로 사우디를 추종할수도, 그렇다고 위험한 시아파 패권국가인 이란과 손을 잡을 수도 없는 상태라 실리외교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이달 초 미국 정보당국을 통해 사우디가 중국과 우라늄 광산 및 정련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이란과 함께 사우디에 대한 경계심도 강해지고 있죠. 향후 중동의 외교상황은 사우디와 이란,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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