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정원 10년간 4천 명 추가 증원
전공의, 오늘(7일) 총파업 돌입…의협도 14일 집단 휴진
의료계 "의사 부족하지 않아, 균등한 배치 중요"

지난달 23일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당정협의'가 열린 국회 정문 앞에서 "문제는 인원이 아니라 배치다" 현수막을 들고 증원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3일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당정협의'가 열린 국회 정문 앞에서 "문제는 인원이 아니라 배치다" 현수막을 들고 증원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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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인턴기자]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7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 이어 오는 14일 전국의사 집단 휴진이 예고된 가운데, 의료계의 총파업 강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의 정책이 지방의료공백의 본질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파업은 7일과 14일 단 이틀로 예정되어 있지만,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료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의대입학 정원을 증원해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4천 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이들 중 3000명을 의사가 부족한 지방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해 지역 의사로 양성하고, 나머지 인력은 역학 조사관 등 특수전문 분야와 의·과학 분야 인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정부의 인력 확충 방안이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지방의료공백 문제는 '의사 수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간 의사 불균형'이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려면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에서 일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단순히 의사 인력 증원만으로 모든 걸 살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실패할 것이 자명하다"면서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이나 진료권 설정 등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나 지역에서 소신 있게 진료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임원진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4대악 의료정책' 철폐 촉구 및 대정부 요구사항 발표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임원진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4대악 의료정책' 철폐 촉구 및 대정부 요구사항 발표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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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는 지방 의료공백 개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의대 정원 확충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면서 "의대 정원 확충의 핵심은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자생적으로 늘기 어려운 감염병 등 특수분야 의사와 의과학자를 확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 근거로 우리나라의 의사 수(13만 명)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만 명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 지역별로 서울은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가 3.1명인데 비해 경북은 1.4명, 충남은 1.5명 등에 불과해 지역 편차가 매우 크고, 전문의 10만 명 가운데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 소아외과 전문의는 5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필수 진료과목의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정부의 이러한 분석이 일부 데이터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6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는 OECD 통계를 계속 인용하는데, 그 통계에서 정부가 언급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면서 "2019년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도시와 농촌 사이에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 나라로 예시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앞서 우리나라와 같은 문제에 처했던 다른 나라에서도 인력확충을 대안으로 내세웠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우리보다 거의 2배를 넘는 이탈리아라든지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 대만 등에서도 이런 의료 취약층은 계속 있었고, 우리 정부가 발표한 이런 안과 거의 유사한 시도들을 해왔다"면서 "결과적으로 지역 편차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등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7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했다./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등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7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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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본은 지역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의과대학 정원을 매년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후 저출산 등으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65세 고령자 인구가 2042년을 정점으로 급속히 감소해 의사 과잉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정원 감소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한 의사 인력이 증가했음에도 의사들이 의료 취약지에 지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지역 편재 현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일본 노동후생성은 지난달, 2022년부터 의대 정원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김 대변인은 '밥그릇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지금 제기하는 문제는 전체 의사에게 어떤 보상을 더 해 달라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국가에서 말하는 취약지라든지, 우리가 살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그것이 너무 고되고 보상은 적고 위험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안 하는 그런 분야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단체도 정부의 계획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증원 방식은 '땜질식 대책'으로, 늘어나는 의료 이용량을 감당할 수 없고 지역 간, 전공과목 간 고질적인 의사 수급 불균형 문제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지방의료공백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과목, 근무형태 등을 정확히 파악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정책에는 의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유와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이 부족한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 빠져있다"면서 "정부는 쉬운 길을 택했고 10∼20년 뒤 이 실패한 정책의 영향을 고스란히 몸으로 감당하게 되는 것은 오직 당사자인 의사와 환자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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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난달 14일 국회에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상대적으로 의사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건강보험 수가를 파격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유인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지역별, 과목별. 근무형태별 자원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정하게 균형 배치되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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