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계자 "검찰에 만능열쇠 줬다"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촉구 청년학생단체 및 정당 대표자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공수처설치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촉구 청년학생단체 및 정당 대표자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공수처설치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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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법무부가 7일 검경 수사권조정의 세부 사항을 규정한 개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의 대통령령 등 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한 가운데 경찰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입법예고안이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의 목적인 '검찰 개혁'이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검사ㆍ경찰 수사준칙, 법무부 단독소관?= 수사권조정 대통령령은 형사소송법 하위 시행령으로 검사와 경찰관의 일반적 수사준칙을 규정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안)'과 검찰청법 하위 시행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범위에 관한 규정(안)' 두 가지다.

이 가운데 가장 경찰이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수사준칙상 소관부처를 법무부 단독으로 해놨다는 점이다. 대통령령 이름부터 '검사'와 '사법경찰관'으로 명시돼 있는 만큼 최소한 법무부와 경찰청 공동주관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준칙이 쟁점 상당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향후 실무적용 과정서 이견 발생이 불가피하다"면서 "법무부의 일방적 유권해석으로 검경 갈등 심화는 물론, 자의적 개정이 가능해져 법령 개정 취지가 퇴색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규정상 대통령령의 해석 및 개정에 법무부장관이 행정안전부장관과 '협의'하도록 돼 있으나, 이는 말 그대로 절차적 협의에 불과할 뿐 독자적 해석과 개정을 막을 순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영장 받으면 모든 수사 가능…검찰에 '만능열쇠' 쥐어 줬다"= 경찰은 검사의 사건 이송 예외규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는 검찰의 수사범위에 있지 않은 사건은 경찰에 이송하게 하면서도 압수ㆍ수색ㆍ검증영장이 발부된 경우를 예외로 뒀다. 다시 말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에 포함되지 않는 사건도 초기에 압수수색 영장을 검사가 발부받았다면 사건을 넘기지 않고 계속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찰은 이 조항이 사실상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를 무제한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압수수색영장은 증거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단순한 혐의'가 요건"이라며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위법수사'도 영장만 발부받으면 적법수사로 인정돼 얼마든지 계속 수사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힘을 빼기 위해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규정한 법개정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이버범죄가 대형참사?= 마약범죄를 경제범죄, 사이버범죄를 대형참사 범주에 포함시켜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로 규정한 검찰청법 대통령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찰은 마약류관리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을 근거로 마약범죄는 '치안형 보건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규정에는 마약수출입 관련 범죄로 규정했으나, 검찰이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한 규정과 결합하면 사실상 모든 마약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경찰은 아울러 사이버범죄가 인명피해를 전제로 하는 대형참사와는 무관한 범죄라는 논리로 부당함을 피력하고 있다. 사이버범죄 대응 역량 면에서도 수사인력(경찰 2033명ㆍ검찰 100명), 국제공조체계 등 시스템을 갖춘 경찰이 전담할 사건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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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경찰은 수사준칙상 ▲피혐의자 출석조사 시 입건 강제 ▲수사경합 시 검사의 사건 이송 재량규정 ▲90일 이후 검사의 재수사요구 예외규정 등에 대해서도 삭제 등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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