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임대차법 표결 불참…"전세 소멸의 길로 들어선 것"
반대토론 나선 조수진 "부동산의 정치화"
윤희숙, 5분 발언 통해 "임대인 보호 아닌 큰 혼란 만들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전진영 기자] 세입자 보호를 골자로 한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다만 본회의 반대토론에는 참여해 법안 내용과 통과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국회 문턱을 넘은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골자로 한다.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청구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속전속결로 처리한 법안이다.
이날 조수진·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각각 반대토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법안과 처리 과정을 비판했다.
법사위원인 조 의원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비판의 초점을 뒀다. 그는 "법사위가 시작하기 전 이미 국회 전산망에는 여당이 처리하려는 안건들이 처리됐다고 떠있었다. 여당이 군사작전하듯 실행에 옮기려고 한 것"이라며 "소위원회 심사와 찬반토론도 없었다. 국회법 내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여당이 모든 절차를 깡그리 무시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이) 전 정권과 전전 정권을 적폐로 규정짓고 청산의 대상으로 삼았다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라며 "지금의 여당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보지 못했던 일을 행하고 있다. 누가 진짜 적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조 의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름은 근사하지만 한꺼풀만 걷어내면 문제점이 보인다. 벌써부터 전셋값이 수천만원에서 억단위로 오르고 있고, 월세집이 많아지고 있다"며 "서민들이 내 집 장만을 꿈꿀 수 없게 하고 전세도 못 살게 하는 민생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지난 5월 이사한 세입자'라고 운을 떼며 법안의 문제를 조목조목 따졌다.
그는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제가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돌아가겠구나 하는 생각,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하는 고민부터 들었다"며 "임대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 임차인 편들려고 임대인을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나가버린다"고 현실을 짚었다.
윤 의원은 "그럼 제가 임차인 보호를 반대하는가, 절대 찬성한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부담을 해야한다. 임대인이 집을 세 받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있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 우리나라 전세제도는 전 세계에 없는 특이한 제도다. 고성장시대 금리를 이용해 임대인은 목돈과 이자를 활용했고, 임차인은 저축과 내집마련의 기회로 활용했다"며 "그 균형이 지금까지 오고있지만 저금리시대가 된 이상 전세제도는 소멸의 길로 이미 들어섰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지만 이 법 때문에 너무나 빠르게 소멸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시장의 혼란, 전세대란의 문제가 나타났을 때 (여당은) 정말 불가항력이었다고 말씀할 수 있나. 예측 못 했다고 말할 수 있나"며 "30년 전 임대계약을 2년으로 올렸을 때도 단 1년을 늘렸는데 그 전해인 1989년에는 임대료가 전년 대비 30%, 1995년에는 25%가 올랐다"며 "이번에는 5%로 묶었으니 괜찮나, 지금 이자율이 2%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제가 임대인이라도 세 놓지 않고 아들 딸 와서 살라고 하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렇게 우리나라 천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 그러라고 상임위원회 축소심의 과정이 있는 것"이라며 "이 심의과정이 있었다면 우리는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고령 임대인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수십억 전세사는 부자 임차인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가를 점검했을 것"이라고 처리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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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를 점검하지 않고 바로 법으로 만드나. 법을 만든 분들, 그리고 축조심의도 없이 프로세스를 가져간 민주당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의 역사와 민생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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