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개혁방안
법으로 검찰 수사범위 강제
'수동적 수사기관'으로 규정
예외수사도 인정 안하기로
警비대화 통제 위한 자치경찰제
국가경찰과 조직 일원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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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형민 기자] 검찰과 경찰의 관계 설정, 검찰 수사 허용범위, 비대해진 경찰 통제방안 등 검경 수사권조정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세부 내용들이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ㆍ청와대 등 당정청이 30일 오전 협의를 갖고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안'은 검찰의 수사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검찰이 1차로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대상을 6개 범죄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로 한정한 점이다.


▲검찰 1차 수사 범위 외 예외수사도 인정 안하기로= 정부는 6개 범죄 외에도 사회적으로 중대하거나 국민 다수의 피해가 발생한 사건 수사에 대해선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통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러나 당정청 최종 협의에서 이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당정청 협의 후 브리핑에서 "검찰청법 제8조에 있는 법무부 장관의 규정, 수사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에 논란이 될 소지가 있어서 제외하기로 내부에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조치는 검찰이 사건을 스스로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나서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 때문에 '정치검찰화'가 가능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법으로 검찰의 수사 범위를 강제해 '수동적' 수사기관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법무부가 직제개편안을 시행해 직접수사부서 13곳을 없애고,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줄이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고검장들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법무ㆍ검찰개혁위의 권고안 등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이 수사에서 힘을 빼도록 하는 것은 경찰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토록 만드려는 취지도 있다. 당정청은 검경이 수사에서 수평적인 협력 관계를 맺도록 하겠다는 뜻을 이날 협의에서도 천명하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정기적인 수사협의회를 두도록 했다. 검찰과 경찰이 중요한 수사절차에 대해 의견이 다를 경우에 사전협의를 의무화 한 점도 눈에 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당정청 협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수사권 개혁을 통해 검찰에 집중된 과도한 권한을 분산해 검ㆍ경 간의 역할을 새로이 정립하고 국민의 인권이 충실히 보호되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당정청 협의 결과에 대해 검찰과 법조계에서는 논란과 함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이날 협의에서도 검찰총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총장을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격하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과 맞물려, 윤석열 검찰총장의 당정청 협의 불참이 '검찰총장 힘빼기'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 출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국회 운영위원회가 전날 '공수처 후속 3법'을 의결함에 따라 공수처를 만들기 위한 법적 토대는 마련됐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후보자추천위원회 구성부터가 어렵다. 공수처법에 따라 추천위원 전체 7명 중 2명을 추천할 수 있는 미래통합당이 추천을 거부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견제와 균형 통한 권력기관 개혁 완성하기 위해 공수처 출범이 시급하고 중요하다"며 "미래통합당은 더 이상 시간끌 지말고 야당 몫의 추천위원을 빨리 추천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자치경찰, 별도 배치 않고 국가경찰 조직과 일원화= 검찰의 수사 범위 축소에 따른 경찰의 권력 비대화를 통제하기 위한 방안들도 추진된다. 대표적인 게 자치경찰제다. 이날 당정청 협의를 통해 나온 자치경찰제 추진안은 지난 20대 국회에 발의됐던 안과 큰 틀에서 차이는 없다. 치안정책 수립과 정보ㆍ보안 등 전국 단위 업무는 기존 국가경찰이, 교통ㆍ경비ㆍ생활안전 등 지역사회와 밀접한 업무는 자치경찰이, 수사 업무는 별도 설립될 '국가수사본부'가 담당하는 이른바 경찰권의 '3권 분립'이 그 골격이다.


다만 세부적으로 다듬어진 부분이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자치경찰이 별도의 관서에 배치되는 것이 아닌 기존 지방경찰청ㆍ경찰서 조직과 일원화된다는 점이다. 조직 신설 시 비용이 과다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당정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간 처우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고, 실질적으로 하나의 관서에서 경찰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국가경찰 체제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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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 사무를 관리ㆍ감독할 시ㆍ도자치경찰위원회에도 소폭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위원 구성이 기존 5인에서 7인으로 늘어나고, 외부 추천 기관에 시민단체를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시도지사는 위원장만 임명할 수 있고, 위원장이 외부 추천으로 임명된 위원 중 한 명을 상임위원으로 제청할 수 있도록 했다. 형식적으로 보면 시도지사의 입김은 위원 7명 중 2명에만 작용되는 것이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시도지사가 업무적으로는 상당한 책임을 지고 지원하되, 정치적ㆍ업무적으로 직접 관여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후 법안발의, 시행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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