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검찰이 '울산시장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의 수사대상인 경찰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는 헌법에서 보장한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9일 검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출국금지 조치를 남용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법무부에 출국금지 심사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해 12월 2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있는 경찰관 A씨 등 수사 대상자들에게 출국금지 조치와 출국금지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는 '통지 제외'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해 승인받았다.


출국금지 사실을 알지 못한 A씨는 2020년 1월 24일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려고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던 중 뒤늦게 출국금지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가족여행을 가지 못했다.

A씨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했고 도주 우려도 없음에도 부당하게 출국금지 돼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고 이미 검찰에 출석해 장시간 조사받는 등 수사를 회피하지도 않았다"며 "사회적 이목이 쏠린 중대사건이라는 이유로 일률적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수사 관행은 용인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출국금지 조치를 A씨에게 알리지 않은 '통지 제외' 조치도 문제가 있었다고 인권위는 판단했다. 검찰은 A씨의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면서 '통지 제외' 사유로 '출국금지 통지로 인한 수사 개시 사실이 알려질 경우 수사 회피 등 우려가 있다'고 했지만 당시 A씨는 이미 검찰에 출석해 조사까지 받은 상태였다.


인권위는 "출국금지 관련 업무가 연간 5만여 건에 달하지만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2명에 불과해 충분한 심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법무부의 심사가 출국금지 남용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출국금지·통지제외 심사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심사 절차와 방법을 개선하라고 권고하고 검찰총장에게도 수사 편의 목적의 출국금지 조치 남용을 막기 위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권고했다.

AD

또 서울중앙지검에는 A씨 사건에서 출국금지와 통지제외 요청 업무에 관여한 직원들에게 경고 조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직무교육을 하라고 권고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