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금값 연일 신고가
8월 인도분 3월 대비 31.1% 상승
각국 경제 재개 뒤 주가도 회복
투기등급 회사채 정크본드도
지난달 美서 최대 규모로 거래
고수익 주식에 투자하면서
코로나 재확산 불확실성에 안전 자산 금에도 관심
초저금리 동반투자 부추겨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8개월 새 글로벌 자산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금값은 반대로 움직인다'라는 상식을 깨고 동반 상승하는 반면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달러화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위기 국면에서도 투기등급 회사채인 정크본드시장은 성장세를 보였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19 맞춤형 '포트폴리오 조합'이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조합은 금과 주식이다. 28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금값은 올해 3월 저점 대비 31.1% 상승세를 보이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 3000달러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5% 하락한 3218.44를 기록해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3월23일 이후에만 43.8%가 오른 상황이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값이 일반적으로 주식시장과 반대 흐름을 보이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상식을 깨는 자산시장의 새로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시중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을 이유로 설명한다.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내년 중순까지 전 세계적으로 15조달러(약 1경8000조원)의 유동성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취합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통화량(M2) 공급은 지금까지 3조달러 늘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JP모건은 "현재의 낮은 금리를 고려할 때 증가한 유동성은 결국 주식시장 등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金+주식' 대세…코로나發 유동성 과잉에 투자상식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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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대는 지난 3월 급격히 경색된 채권시장도 살려냈다. 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투자등급은 물론 투기등급 회사채까지 사들이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달래졌다. 회사들은 저금리로 비용 조달 부담을 줄였다. 신용평가사 S&P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2조달러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투기등급 회사채인 정크본드시장은 전례 없이 금리를 낮춘 Fed의 지원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에선 월 단위로 사상 최대 규모로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주식, 정크본드 등이 동반 상승하는 이상 현상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등 시장 불안이 여전한 점도 금과 주식 조합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투자자들이 일부 수익은 추구하되 주식 투자에 대한 헤징(위험 회피) 차원에서 금을 선택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초저금리도 금과 주식 등의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미 투자사 베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물가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57%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달러화 가치는 흔들리고 있다. 당초 올해 3월만 해도 달러는 금 등을 제치고 독보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봉쇄 정책 해제 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미국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 양상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 여파로 향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보다는 금이 안전하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특히 Fed가 올 연말까지 채권 매입을 연장하겠다고 밝혀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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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값 상승세가 고점으로 달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드칼리 트레이딩의 공동 창업자 칼리 가너는 기술적 분석에서 볼 때 "최근 금값 등의 상승세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면 금값이 상승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아주 커다란 가정이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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