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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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연구단체 발족이 활발하다. 주목해야 할 연구단체 중 하나가 모빌리티 포럼이다. 이 포럼은 여야 의원 50여명이 참여해 대규모로 발족됐을 뿐만 아니라 여야 중진의원들이 공동대표를 맡고 여야가 책임의원도 공동으로 맡은 점, 포럼 참여 여야 의원 수가 같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만큼 이 분야는 정쟁 대상이 아니라 여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분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이번 국회 모빌리티 포럼 발족은 두 가지 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첫째, 모빌리티 산업은 본격 혁신기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한편에선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내연기관차 시대는 막을 내리고 내연기관차와 전기동력차가 공존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주요 시장에선 전기동력차가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10%에 육박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 산업이 자동차 산업과 결합되면서 미국에선 2022년이면 4단계 완전 자율주행차시장이 열린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테슬러,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전기동력차나 자율주행차를 앞세워 자동차시장에 진입하면서 전통적 자동차 제조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도 주목해서 봐야 한다. 지난 28년간 굴욕을 당하면서까지 서방 국가로부터 기술과 경험을 배운 중국 기업들은 광활한 내수시장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서방자동차 기업들과 세계시장을 두고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500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은 2500만대 내수시장으론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에는 큰 위협이다.


모빌리티서비스시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하긴 하지만, 우버나 리프트 등은 차량공유제로 세계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고, 볼보자동차와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 협력, 현대자동차와 우버의 플라잉카 협력 등 글로벌 이종 기업들 간 협력이 확대되면서 미래 모빌리티서비스시장 선점 경쟁도 현실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모빌리티 산업은 성숙 산업이 아니라 산업이 막 형성되는 시장 형성 초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을 이유로 중국 정부는 물론 일본,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전기동력차 보조금이나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 자국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이나 개입이 일반화되고 있다.


둘째, 자원 배분에 있어 국회의 중요성이 늘어난 점이다. 우리의 경우 개발 시대엔 정부 주도로 산업 지원 정책이 만들어지고 추진된 반면 최근에는 가면 갈수록 입법이나 예산을 통한 국회의 산업계에 대한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영향도 예외는 아니다. 노동관계법이나 환경 관련 법안 등은 물론 자동차 관련 직접적 입법도 늘어나고 있다. 단 한 번의 입법으로 공유승용차 제도가 좌절을 맞보게 된 '타다금지법'이 전형적 예다. 산업과 공공 부문의 역할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시각이 모빌리티 산업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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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에서 국회 모빌리티 포럼 출범은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 국회는 입법 추진 건수로 의원들을 평가해왔다. 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 국회의 연평균 입법건수는 1700여건이었던 반면 미국은 210여건, 일본은 80여건, 영국은 40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선 건수보다는 입법의 질로 의원들이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모빌리티 분야를 포함한 수많은 규제들이 입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21대 국회에선 의정 활동이 양보다는 입법의 질로 평가되길 기대한다. 좋은 입법이 우리 산업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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