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낭비 아닌가요?" 대구 1인 10만원' 2차지원금 지급 논란
권영진 시장 "1인당 10만원, 지급시기 8월말∼9월초 예상"
시민들 "포퓰리즘 정책", "장기적인 대책에 힘써야"
전문가 "재난지원금 부정적...진행하더라도 소득분위 나눠 선별적 지급해야"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지난 5월 이후 전 가구 최대 10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가운데, 대구시가 모든 시민에 2차 긴급생계자금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되는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구시 재정자립도는 매년 악화하고 있는 만큼, 이른바 '퍼주기 식' 재난지원금 지원은 오히려 시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재정자립도란 지자체 재정 중 중앙정부가 주는 교부금을 제외한 자체수입(지방세 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재정운영의 자립능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대구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차 생계자금을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날(16일) 대구 시청에서 2차 대구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책을 발표했다. 권 시장은 "코로나19로 지역 경제 전반에 발생한 충격 완화, 긴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시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두 번째 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시비 1천918억 원에 국비 512억 원을 더해 총 2천430억 원 규모 재원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시는 2차 긴급생계자금 예산 확보를 위해 지난달부터 재난대책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방비 매칭 잔액 등을 동원하고 실·국별 세출예산에 대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했다.
이어 "예산 편성을 하면서 1인당 10만 원이 돌아갈 수 있게 예산 2430억 원을 책정한 것인데, 지급 절차와 시기, 금액 등 최종 결정은 서민생계지원위회에서 곧 확정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 및 절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령 시기는 추석 전후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대구시의 재정자립도가 타 지자체보다 떨어져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나면 재정 운영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만큼, 예산을 아껴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0년 기준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인 50.4%를 넘는 광역자치단체는 서울특별시 본청(81.4%), 세종특별자치시 본청(64.8%), 경기도 본청(64.8%), 인천광역시 본청(59.8%), 울산광역시 본청(56.2%), 부산광역시 본청(54.8%), 대구광역시 본청(50.5%)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구시는 여타 광역 자치단체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또한, 대구시의 지방재정자립도는 본청은 50.5%이지만 군·구청 평균은 26.2%에 불과하다. 그뿐만 아니라 2017년 56.6%, 2018년 54.2%, 지난해에는 51.6%로 해가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대구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대구의 경우 지난 4월 초 1차 지급을 했던 만큼, 2차 지급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1차 지원 당시 대상은 중위소득 100% 이하 43만4000여 가구였다. 가구원 수에 따라 50만 원에서 90만 원을 지원했다.
직장인 A(28) 씨는 "지원금은 받을 때야 좋지 사실 효과는 모르겠다. 그리고 1차 때 이미 받지 않았냐"라면서 "심지어 이번엔 10만 원이던데 용돈도 아니고 가계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차라리 시에 도움이 될 만한 일에 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라며 "엄한 곳에 세금 낭비하지 말고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는 의료진들 수당이나 제대로 챙겨 달라"라고 했다.
지원금 액수와 관련해서도 지역 활성화를 위해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B(57) 씨는 "대구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안주느니만 못하다"며 "차라리 지역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환영하는 반응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 긴급재난 지원금, 적은 금액이라도 대구 모든 시민들에게 지급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대구는 재난지역이고 대구 시민 전체가 어렵다. 대구는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많고, 중소기업들이 많아 급여 자체가 적다"라면서 "10만 원, 20만 원에도 어려워하는 시민들이 너무나 많다. 대구도 적은 금액이라도 모든 대구시민에게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촉구했다.
대구시 측은 2차 지원금 지급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시민을 위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장단점이 있겠으나, 국비 등이 합쳐져서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2차 재난지원금은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가 위축됐고, 코로나19 때문에 시민들도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라며 "정서적인 위로 차원이 가장 크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지방자치단체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에 대해 우려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언제까지 돈을 나눠주면서 경기를 이끌고 가겠냐.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입장이다"라면서 "추가 지급을 하더라도 이미 (1차로) 모든 소비자에게 나누어줬으니 (소득분위) 50% 이하 등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 지원보다는 가구의 특성에 맞는 선별적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가계부문 유동성 위험 점검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가계의 유동성 위험 완화를 위한 지원은 소득과 자산을 함께 고려해 선별적으로 소득 또는 신용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취약가구를 선별해 지급하는 것이 위험 완화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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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진행한 김영일 KDI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이 다시 오면 재난지원금 지급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취약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를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가구의 재무적 곤경 완화는 물론 정부의 재정 부담 감소 측면에서도 낫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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