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종교차별"vs"코로나19 확산 방지" 교회 내 소모임 금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0.07.09 18:08 기사입력 2020.07.09 18:08

댓글쓰기

방역당국, 10일 오후 6시부터 교회 내 각종 소모임·행사 금지
靑 청원 "교회 정규 예배 외 행사 금지 조치 반대"…29만여 명 동의
시민들 "교회 차별"vs"예방 위해 필요한 조치" 갑론을박

지난 5월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대성전으로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대성전으로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교회에서 정규예배가 아닌 소모임과 행사, 단체 식사를 금지한 가운데,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교회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같은 정부 조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청원 글이 게시된 지 하루 만에 29만여 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회에 대해 강화된 방역수칙을 오는 10일 오후 6시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회에서는 정규예배 이외의 각종 소모임·행사와 단체식사가 금지된다. 수련회나 기도회, 부흥회, 구역예배, 성경 공부 모임, 성가대 연습 모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교회는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해 출입자 명부를 관리해야 한다. 교회 책임자나 종사자는 출입자의 코로나19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유증상자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 다만 교회 자체가 '고위험시설'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이같은 정부 조처를 두고 교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교인들은 개신교가 아닌 다른 종교시설에는 이같은 지침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교회 내 소모임만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 글도 게시됐다. 청원인은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정부의 교회 정규 예배 이외 행사 금지를 취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러한 정부의 조치는 교회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언론에서 대부분 보도된 교회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은 방역 사항을 지키지 않아서 전염된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클럽, 노래방, 식당, 카페 등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따로 큰 조치가 없는 반면, 교회의 모임을 제한하는 이런 정부의 조치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겠지만, 극소수의 교회의 사례를 가지고 이렇게 모든 교회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무리한 방역 조치"라며 "이는 다른 종교 시설들과의 명백한 역차별이며, '헌법 제20조 1항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를 정부 스스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정부의 교회 정규 예배 이외 행사 금지를 취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 해당 글은 9일 오후 5시50분께 기준 29만8165명의 동의를 얻었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정부의 교회 정규 예배 이외 행사 금지를 취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 해당 글은 9일 오후 5시50분께 기준 29만8165명의 동의를 얻었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까지도 교회 소규모 모임 등에서 집단감염 발생 사례가 보고된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30대 직장인 B 씨는 "예배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닌데, 종교탄압이라는 주장은 너무 과하지 않나"라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예방적 조치에 따르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본다. 나중에 교회에서 집단감염 확산하면 '미리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학생 B(22) 씨도 "종교모임에서 확진자가 아예 발생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소규모 감염이 계속 발생하지 않았나"라면서 "그런데도 이런 조치를 차별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종교계가 예방 조치에 대해 반발할 게 아니라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다른 곳은 제재 안 하니 우리에게도 하지 말아라'라고 할 게 아니라 '감염 위험이 큰 다른 곳에도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김 1총괄조정관은 "교회시설 전체를 고위험시설로 지정하지는 않아 큰 문제가 없는 정규예배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만, 출입명부 관리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종교계의 적극적인 협조로 예배 시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과 같은 방역수칙은 잘 준수돼 예배를 통한 집단감염은 최소화됐다"면서 "현재 교회 관련 소모임을 통한 집단감염이 수도권과 호남권 등에서 반복되고 있는 상황으로, 종교계의 참여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