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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할 증거 없는데…" 故 최숙현 선수 마지막 음성

최종수정 2020.07.08 08:09 기사입력 2020.07.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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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측 "사망 나흘 전, 증거 알게 돼 관련 자료 요구한 것"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의 2016년 증명사진. 사진=연합뉴스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의 2016년 증명사진.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조사관과 약 10분 동안 통화한 내용이 공개됐다. 고인은 통화에서 가해자 측이 반박 증거를 냈다는 소식에 낙담했다.


7일 YTN에 따르면 최 선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달 25일 훈련을 마친 뒤 대한체육회 조사관과 대화를 나눴다.

최 선수는 통화에서 "저희한테 항상 비행기 값이라고 하고 돈을 걷어갔지, 훈련비로 쓸 거라는 말을 한 적도 없었다"며 "알고 보니 (경주)시청에서 비행기 값을 다 대줬더라"라고 말했다.


조사관이 "다른 선수들은 진술서를 저쪽(가해자 측)에서 다 받았다. 반박할 증거가 있다면 보내달라"고 하자 최 선수는 "지금 저희한텐 그런 게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의견 통지를 받은 게 있으면 보내 달라"고 요구하자 최 선수는 "대구지검으로 넘어간다는 연락밖에 안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

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



이외에도 조사관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회에 걸쳐서 얼마를 입금한 것을 정리해달라", "비행기 값이라고 보내준 부분에 대해 추가 자료가 있으면 보내라" 등의 요청을 했다. 계속되는 증거자료 요구에 최 선수는 통화가 이어질수록 낙담했다.


조사관은 "어려운 선택으로 진정까지 했는데 이 부분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게끔 해야 하지 않느냐"며 "그러니 연락이 조금 어렵더라도 자주 연락하고 내가 전화하면 잘 받으라"라는 당부를 하며 통화는 끝났다.


최 선수 동료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경주시청 측이 변호사를 사서 다 부인하고 있다는 말을 (최 선수가) 들었다더라"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측은 "4월8일 처음 진정서를 받았을 때 폭행 녹취록이나 입금 기록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며 "사망 나흘 전 비로소 이 증거들의 존재를 알게 돼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한 숙소에서 최 선수는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가족에게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 경산시 경북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최 선수는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직장운동부에서 활동하다 올해 초 부산시청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인은 생전 지속적인 집단 괴롭힘과 폭력을 당해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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