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유권자, 다른 연령층에 비해 '공정 이슈' 민감
인국공 이전 조국 딸 표창장 위조 의혹·평창 올림픽 역차별 논란 등
전문가 "핵심은 비정규직 만연한 사회라는 것"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달 25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달 25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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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공사·인국공) 보안검색 요원의 직접 고용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인국공 사태' 논란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격화하면서, 20대 유권자 화두인 '공정' 이슈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청년층 유권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호의적이었지만 '공정'과 관련된 이슈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는 공정성 문제로 인한 갈등을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면 양극화된 노동시장 구조와 구직난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공사가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기존 특수경비원에서 청원경찰로 신분을 바꿔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인국공 사태가 불거졌다. 특히 당시 비정규직 직원 간 채팅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하면서 청년층의 분노가 격화했다.

해당 대화방 한 참가자는 "22세 알바천국 통해 보안요원으로 들어와 이번에 정규직 전환된다"며 "명문대 나와서 뭐 하냐, 너희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 등의 글을 썼다. 일부 누리꾼들은 '연봉 5000만원', '로또 채용' 등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5월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5월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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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JTBC 뉴스에 출연해 "취업준비생 사이 채용 공정성 문제만큼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공정성도 중요하다"며 "이번 결정은 지난 2017년 이해당사자와 전문가의 협의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취업준비생 인터넷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사태를 공론화하는 '부러진 펜 운동'이 추진되기도 했다.


정치권과 청년층 유권자가 받아들이는 '공정'의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현 정부는 공정 이슈에서 청년층과 여러 번 충돌해 왔다.


지난해 9월 불거진 이른바 '조국 사태'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리거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정황이 드러나면서 전국 대학가에서 '반조국' 시위가 추진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갈등이 불거졌다.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면서 일부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기회가 박탈되자 청년층 사이에서 '한국 선수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9월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9월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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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공정 이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타격을 받았다. 인국공 사태가 시작됐던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0대 유권자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41%로, 전주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이후 집계된 조사에선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낙폭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조국 사태 당시에는 한국갤럽 조사 기준 20대 지지율이 한달 사이 68%에서 38%로 30%포인트 폭락했고, 남북 단일팀 이슈가 불거졌던 때는 2주에 걸쳐 8%포인트 하락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청년층의 공정성 요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3선 중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할 청년이 그나마 바라는 것이 공평과 공정이다"라며 "청년들의 항의에 '정규직화가 청년 일자리 뺏기가 아니다',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본질을 잘못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이 주장하는 것은 나의 일자리 문제를 떠난 공정함의 문제"라며 "정부의 노동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공정성 갈등 이면에 있는 청년 구직난·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년 노동조합 단체 '청년유니온'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고용불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가 감내해 온 불안정성 해소를 '로또'라 칭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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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금의 상황에서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이 만연한 사회라는 것"이라며 "청년이 왜 이렇게 일자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심각한 구직난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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