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학 등록금 환불 간접지원 결정
대학생 3500명 참여,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학생 요구 배제, 대학·교육부 불통으로 일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들로 이뤄진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들로 이뤄진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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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대학 등록금 환불 문제와 관련해 등록금 반환 자구책을 마련한 대학에 한해 '간접지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학 등록금 반환 문제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대학이 정부 정책 뒤에 숨어 등록금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정부의 일회성 지원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 문제와 관련해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갈등 장기화를 막기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9일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는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환불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3차 추경 예산안에 교육부 예산을 2718억원 증액하기로 의결했다.


교육위는 대학이 장학금 지급 비율을 높이거나 2학기 등록금을 인하하는 등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할 경우, 학생 1인당 40만원을 한도로 정부 예산을 대학에 맞춰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학 등록금 반환과 관련해 세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5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등록금 지원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2.7%를 차지했다. '정부 지원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5.1%에 그쳤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코로나19 대학가 재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등록금 반환과 원격 강의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코로나19 대학가 재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등록금 반환과 원격 강의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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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생들 또한 정부의 이같은 지원 결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그동안 대학이 재정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학생들의 요구에 침묵하고, 반환할 수 없는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20대 A씨는 "등록금 문제가 불거진 이후 대학은 재정적 여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했다"면서 "재정적 여유가 없다면, 적어도 내가 낸 등록금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록금이 한두 푼도 아니고 아무 근거도 없이 무조건 반환 불가라고 하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A씨는 "등록금 반환에 대한 첫 번째 책임은 정부가 아니라 대학에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생들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한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면서 "대학은 지금이라도 등록금 수납 내역, 학교 운영 지출 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98개 대학, 1만11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대학생들이 등록금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서 '등록금 사용 실비 공개 및 차액 반환'(68.6%) 해야 한다고 답했다.


상반기 등록금 반환 금액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9%'로, 등록금의 절반 이상을 돌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반환의 책임은 대학 51.6%, 교육부 2.91%, 국회 19.3%로 조사됐다.


등록금 환불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인 학생들의 요구는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들로 이뤄진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접수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들로 이뤄진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접수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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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2학기에도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의 단기적 지원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학기에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경우 이같은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 문제와 관련해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대학 등록금 반환 갈등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등록금 반환 문제는 각 대학이 대학생들과 협의를 통해서 자구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이 있어서, (상임위에서) 증액한 대로 예결위에서 심의하고 편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대학생들의 등록금)환불 요구에 대해 국가가 아무것도 안 할 수 없다"고 재정 증액 이유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자구노력에 충실한 대학에 지원이 없다면 2학기 미등록 우려가 있다"면서 "학생과 대학 사이의 등록금 반환 갈등이 장기화하면 우리 대학 교육의 미래에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은 교육위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대넷 등 대학생 단체들로 이뤄진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1일 40여개 대학교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코로나19 이후 대학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해왔지만, 대학들은 재정이 어려워졌다며 재정 손실 책임을 학생에게 넘겼다"면서 "전국 42개 대학 3500여명의 학생들이 대학과 국가에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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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 측은 교육당국을 향해서도 "교육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은 학생과 대학이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문제 해결을 회피한다"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통과된 추경예산 2718억원은 등록금의 10% 반환을 가정하고 책정됐지만, 불통으로 일관한 대학과 교육부의 태도를 보면 이조차도 반환될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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