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2배' 고강도 감사…얼어붙은 금감원
감사원, 금감원 기관운영감사 주중 착수
DLF 사태 등 관리ㆍ제재 절차 주요 대상
'월권 제재' 법원 지적 등 맞물려 촉각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추진 차질 우려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번 주 감사원의 고강도 감사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원금손실 사태를 불러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을 둘러싼 관리ㆍ감독 및 이어진 검사ㆍ제재 절차 전반에 대한 현미경감사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특히 DLF와 관련해 금감원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내린 중징계 조치에 대해 법원이 권한남용의 가능성을 지적한 터라 금감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감사원이 앞서 금감원 감독행위와 관련해 금융사들로부터 접수한 제보 성격의 각종 민원이 이번 감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29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다음 달 1일께 금감원에 대한 기관운영 본감사에 돌입한다. 기관운영감사는 2~3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일종의 정기감사다. 금감원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는 2017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감사원은 당초 지난 3~4월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했다. 감사원은 올 초에 이어 지난 달부터 이달까지 서면으로 진행한 사전감사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본감사의 범위 설정 등 준비 절차를 최근 마무리했다. 이번 감사에는 20명 안팎의 인력이 투입된다. 통상 10명 안팎이 투입된 걸 감안하면 인력이 대폭 강화됐다.
감사원은 DLF 사태를 시작으로 잇따라 불거진 금융사고에 대해 금감원이 사전에 어느 정도로 문제인식을 하고 있었는지, 예방을 위한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이미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제재 등 후속 절차가 권한에 맞게 이행됐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와 관련, DLF 사태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은 제재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과 제재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3월 손 회장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상호저축은행 외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 권한은 여전히 금융위원회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처분이 '월권'에 해당할 여지를 적시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원의 1차적인 판단이 감사원 감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이미 법원이 심리를 진행하는 사안이라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감사에 앞서 개별금융사 의견을 청취한 것도 관심이다. 감사원은 올 초 각 금융협회들을 통해 '금감원 감독제도 개선과 관련한 직접 제보'를 금융사들에 요청했다. 감사원이 기관 감사 준비에 착수하면서 협회를 통하지 않고 개별 금융사의 직접 제보 창구를 개설한 것은 이례적이다.
감사원은 이후 협회 및 '직접제보' 창구를 통해 다수의 제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의 고위 관계자는 "거시적인 제도 차원 뿐 아니라 자잘한 민원 성격의 제보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과 부원장 인사의 지연으로 논란에 휘말렸던 금감원 입장에선 이번 감사가 단순한 감사 이상의 의미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일부 임원의 채용비리와 임직원의 차명 주식거래 등이 문제가 된 2017년 감사보다 더 껄끄러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청와대 감찰이나 인사 등의 문제를 이번 감사와 연결지을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이번 감사는 이미 오래전에 예정됐던 절차였기 때문에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임할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일각에선 이번 감사가 금감원을 지나치게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원장 인사가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윤석헌 원장이 주력하는 금융소비자보호 기조에 대한 정부나 청와대의 재신임 성격도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현재 진행되는 소비자보호 관련 각종 정책 추진이 발목을 잡히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