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갈등 격화
취준생들 "공정함 훼손…사실상 역차별" 분통
"평등한 경쟁 통해 원하는 것 성취해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한 공무원 시험 학원.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각자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사진=김슬기 인턴 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한 공무원 시험 학원.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각자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사진=김슬기 인턴 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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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가짜 뉴스'로 인해 갈등이 불거진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가운데, 청년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인국공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당에서도 인국공 논란 원인은 가짜뉴스에서 비롯했다고 밝혀, 청년들의 비판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20~30대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에는 인국공 사태를 성토하는 청년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 20대 취준생은 "아직도 정부는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있다"면서 "(인국공) 사태의 본질은 정규직화 과정에서의 불공정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취준생 역시 "우리는 공정함을 지적하고 있는데 왜 자꾸 '가짜 뉴스'를 말하냐"면서 "인국공 문제는 공정함의 훼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공무원 시험 준비생 카페에서는 "인국공 스펙 따려고 몇 년 공부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아니죠"라며 "이렇게 대통령 말 한마디에 누군가의 노력이 사라지면 그건 아닌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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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논란에 쏟아지는 취준생들 비판을 종합하면 갈등의 본질은 공정함의 훼손이다. 일종의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청년들의 불만과 괴리 있는 의견을 내놓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원 주는 보안검색원인가"라며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인가"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말해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은 또한 "'로또 취업'이니 불공정이니 하면서 생트집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봉 차이가 두 배 이상 나는 것이 정당한지는 우리 사회의 숙제"라고 했다. 또 "(보안 검색 직원은) 공사 취준생들이 합격해 일할 분야가 아니고 몫을 빼앗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고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들의 정규직화에 대해 공기업 취업 준비생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가로채 간다'고 성토하고 '정규직 전환으로 연봉이 5000만 원대로 오른다는 가짜뉴스'가 언론에 유포되면서 갈등도 심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 일각도 '로또 정규직'이라며 비난에 가세하는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죄악시되고 말았다"면서 "차별을 없애고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왜 폄하하느냐"고 반문했다.


고 의원은 "공기업 입사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청년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같은 직장에서 같을 일을 해도 임금과 처우가 다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까지 비정규직이 떠맡는 사회가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부러진 펜 운동' 게시글. 사진=취업준비생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 캡쳐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부러진 펜 운동' 게시글. 사진=취업준비생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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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국공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취준생 일부에서는 이른바 '부러진 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취준생들은 그동안 열심히 취업 준비를 했지만, 인국공 사태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나머지, 아예 공부를 중단하자는 일종의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부러진 펜 운동을 제안한 한 취준생은 "취준생 입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인국공 사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인국공 사태에서 만약 이대로 비정규직 인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다른 취준생들에게도 갑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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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분명히 역차별입니다. 뜻을 모아 이번 일에 대해 강경한 뜻을 표현해야 됩니다."라며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공정하고 평등한 경쟁을 통해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성취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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