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對中 경제보복' 전세계 공급망 위협
중국산 부품 통관 고의 지연
휴대폰 부품 조달·조립도 덩달아 지연
인도 경제 회복세 타격 우려도 나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히말라야 무력 충돌 이후 인도와 중국의 관계 악화가 이어지면서 전 세계 공급망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도 정부가 공식ㆍ비공식적으로 중국산 제품의 통관을 지연하는가 하면 기업들에게 중국산 제품 수입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인도 휴대폰·전자제품 협회(ICEA)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항구와 공항 등에서 중국산 제품의 통관 절차를 일부러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0월 인도 고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우측)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각각 다른 방향을 보고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ICEA 회원사는 애플과 노키아와 같은 서방 기업은 물론 오포나 샤오미, 비보와 같은 중국 업체들도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중국에서 핵심 스마트폰 부품 등을 조달해 인도에서 조립 생산해왔다. 적기생산방식(Just-in-time)에 따라 필요한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생산하는 관행이었다. 수입 부품 상당수는 그동안 신속 통관 대상에 해당됐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인도 정부가 통관 절차를 강화하면서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
판카즈 모힌두루 ICEA 회장은 인도 재무부에 서한을 통해 "전자제품 사업과 관련된 모든 중국산 수입 물품이 사전 경고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세관에 의해 적대적 조치를 받는다"며 "중간에 끊기지 않고 이어져야 하는 물류가 총체적 혼란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이 서한에 따르면 통관을 마친 물류의 일부 제품마저 다시 조사가 필요하단 이유로 창고로 되돌아오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조치들은 없는 상태다. 다만 인도 세관은 중국산 물품이 들어오면 일일이 물리적으로 검사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상품이 하역되는 항구에 따라 통관 수준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졌다. ICEA는 인도 세관이 수작업으로 통관에 나서면서 부품들이 손상 또는 오염될 가능성 등도 우려한다.
이 외에도 인도 정부는 자국 자동차나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 제품 의존 비중을 줄이라고 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중국산 제품에 의존을 줄이기 위해 무역 장벽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그동안 주요 부품 등을 중국에서 도입한 뒤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런 산업 구조 때문에 지난해 인도는 중국에서 703억달러(약 84조3000억원)의 제품을 수입했지만 중국에 수출한 제품의 금액은 167억달러에 그쳤다.
인도 산업계에서는 인도 정부의 보복 조치가 인도 경제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도 자동차메이커인 마루티 스즈키의 바르바가 회장은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중국산) 제품을 수입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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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부품들을 쓰지 못하면 인도의 제조업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ICEA 역시 인도 정부의 조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인 인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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