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세 '폐지' 아닌 0.1%p 인하, '이중과세' 여전
고액 자산가·해외 주식 직구족, 국내 시장 이탈할 가능성

"장기투자처로 더욱 매력 떨어질 것"
국내 주식=단타, 소액거래만 증가
이미 수수료 무료 경쟁에 증권사 이익도 미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금융세제개편안을 보면 양도소득세는 소액주주와 대주주 구분없이 전면 과세하는 반면 점진적 폐지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기대됐던 증권거래세는 일부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성장 및 금융투자 활성화에 필요한 금융세제 개혁이 결국 정부의 안정적인 세수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87포인트(0.23%) 내린 2,133.18로 출발해 보합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17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87포인트(0.23%) 내린 2,133.18로 출발해 보합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17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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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증권업계는 이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안'이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 또는 하락을 결정짓는 큰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투자 매력도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세수를 중립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시장에서는 증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주식양도 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큰 실익이 없을 순 있겠지만, 고액 자산가와 최근 증가하는 해외 주식 직구족 등에는 국내 시장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국내 증시가 장기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더욱 반감되며, 단기투자만 활성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안정적인 세수 확보 차원에서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양도세를 전면 부과키로 했으면 증권거래세도 완전 폐지하는 것이 증시 활성화 측면에서는 적합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대주주 기준도 점차 완화된 시점에서 양도세 전면부과로 이른바 시장의 '큰 손'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장기투자를 해왔던 기존 주주들이 빠져나갈 경우, 증시 자금은 국내보다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손익통산과 손실이연 등의 세부 사항에서도 아쉬움이 있다고 봤다. 손실이연의 경우, 해외는 5년 혹은 그 이상으로 기간을 넓혀잡는데 이번 개편안에 담긴 3년은 너무 짧다는 주장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양도소득세의 경우 해외 사례를 봐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기 때문에 매우 점진적으로 변경하기를 바랐는데 시장의 충격이 없진 않을 것"이라며 "최근 고액 자산가를 포함한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를 이끌었는데 코스피 과열 구간에서 단기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대원칙으로 진행돼야 할 문제인데 '세금 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은 아닌지 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 인하로 단타가 증가해 증권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 증대로 이어지기에는 어렵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증권사들간에 치열한 무료 수수료 경쟁이 진행되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단타 거래가 증가한다고 증권사의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거래는 다른 증권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인데 오히려 고액 자산가들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경우를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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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손익통산과 이월공제 등의 결정은 환영하지만 증권거래세 완화 결정은 기대에 못미쳐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증권거래세에 0.15%의 농어촌특별세가 포함돼 완전 폐지가 안된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투자자들에게 농특세를 부과하는 것은 제고할 문제"라며 "여전히 이중과세"라고 지적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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