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韓제조업 노동생산성…'구조조정 실기' 영향 (종합)
한국은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노동생산성 둔화요인 분석'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 -6.3%P
경기부진에 수출타격·대기업 부진·구조조정 실기 3중고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둔화한 데에는 경기 뿐 아니라 대기업 부진, 적기에 이뤄지지 못한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남충현ㆍ송상윤 부연구위원이 25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노동생산성 둔화요인 분석'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2009~2017년)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72%포인트 하락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약 -0.54%포인트)보다 크게 둔화했다. 특히 위기 이전에 고성장했던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대폭 떨어졌다. 한은이 통계청의 광업ㆍ제조업 조사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6.3%포인트 하락해 5%에 못 미친다. 현재까지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집계, 발표하는 노동생산성지수 외에 공식적인 노동생산성 지표는 없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집계한 지난해 노동생산성지수 증가율은 전산업이 -0.2%, 제조업은 1.4%였다.
한은은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줄면서 국제무역이 둔화한 것이 노동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수출 증가율을 함께 보면 두 변수의 상관계수가 0.77로 거의 유사한 추이를 나타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수출이 줄면 노동과 자본요소 활용도가 떨어지고, 자원분배 효율성도 약화한다.
산업적 요인도 있다. 우선 제조업 전체에서 부가가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들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둔화됐다.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47.1%를 차지하는 전자부품ㆍ자동차ㆍ기타기계ㆍ기타운송장비(조선업 등) 제조업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이후 10.3%포인트 하락했다. 위기 이전엔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주된 역할을 했던 산업들의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도 이유다.
대기업은 위기 전후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7.9%포인트나 떨어져 중소기업(-4.6%포인트)보다 하락 폭이 컸던 것도 성장세 둔화의 요인이다. 시기를 놓친 구조조정도 원인이었다. 저생산성 기업들이 시장에서 잘 퇴출되지 않았고, 이런 현상이 효율성을 떨어뜨렸다는 얘기다. 위기 이전엔 노동생산성 하위 20% 기업들은 3년 안에 55.4%, 5년 후 66%가 퇴출됐지만 위기 후에는 각각 50.2%, 61.1%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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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현 부연구위원은 "대기업과 기존 주력산업의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 활성화, ICT 업무활용도 제고, 연구개발(R&D) 효율성 향상 등에 힘써야 한다"며 "특히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활용을 제조기업들에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사업이 망하면 개인이 지불할 비용이 커 빚더미에 오르는 등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며 "저생산성 기업들이 큰 비용 없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신기술을 습득해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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