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반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미국의 전략무기를 대거 한반도로 배치했던 2017년으로 되돌아 가는 모습이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예고하자 미 국방당국 고위관계자가 처음으로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대행은 18일(현지시간) 전화 간담회를 통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대응 논의 방안을 밝혔다. 최근 북한의 강경 행보를 역내 비상한 위협으로 규정, 강력한 대비태세를 강조한 것이다. 특히 전략자산 전개 및 한미연합훈련 재개와 관련해 효과적인 연합 방위 능력 보장 등을 위해 한국과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라고 언급한 부분이 주목된다.

미 고위 당국자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추가적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은 한국과 공조해 강경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진 군사적 압박 카드를 실제 꺼내들 가능성을 내비치며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강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노딜'로 끝난 후 비핵화 협상의 선제 조치로 미국의 추가제재 중단과 함께 한미연합훈련 및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당장 배치될 수 있는 미국의 전력무기는 항공모함이다. 로널드 레이건호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서태평양에서, 니미츠호는 동태평양에서 작전 중이다. 미국의 항공모함이 태평양지역에 밀집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만이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2017년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넘겨 태평양으로 발사하자 한반도 해상에 진입한 바 있다. 미 항공모함 3척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파견된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든지 한반도를 향해 선수를 돌릴 수 있다.

핵추진 잠수함의 배치도 가능하다. 미국의 미시간호(SSGN-727)는 지난 2017년 부산항에 한미훈련을 진행했다. 오하이오급 잠수함으로 길이 170.6m, 폭 12.8m, 배수량 1만9000t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이 잠수함에는 사거리 2000㎞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이 실려 있다.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한반도 비행횟수도 늘어날 수 있다. 항공기 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들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미 공군의 B-1B 랜서는 지난달에만 8회이상을 비행했다. 주말을 빼면 거의 격일 간격으로 출격한 셈이다.


미국은 지난달 괌에 B-1B 랜서 폭격기 4대를 배치했다. 미군이 B-1B를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배치한 것은 2017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B-1B 한반도 출격은 북한이 최근들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건조활동을 보이고 있는 등 도발징후가 포착된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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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특수정찰기 전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인 리벳조인트(RC-135W), 가드레일(RC-12X), EP-3E 에리스 2 정찰기 등이 거의 매일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상공에서 번갈아 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정찰기는 비행할 때 식별 신호를 노출하고 있다. 북한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과시해 대북 억지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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