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불편한 대학등록금 환불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등록금 내는 사람 따로 있고, 받는 사람 따로 있나" 재정당국자들의 입에서 잇따라 나오는 말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등록금을 감면해 주는 대학에 정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각 대학마다 개강 연기, 온라인 수업 등 학사 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학생들을 중심으로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오프라인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수업의 질이 낮아졌다는 게 주된 이유다.

문제는 정치권에서 나오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등록금 지원 예산 1900억원이 잡혀 있었는데 기재부에서 삭감됐다"며 "추경 과정에서 증액할지, 증액한다면 어느 규모로 할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대학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온라인 수업이 부실했다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 대학이 학생들에게 일부 등록금을 환불해 주는 것이 맞다. 정부가 등록금 환불 금액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메꿔줄 경우 적정성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

정부는 연간 4조원 규모로 약 120만명의 대학생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장학금이 도입되기 전인 2011년 5218억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국가장학금은 신청자 가구의 소득ㆍ재산을 조사해 소득분위별로 차등 지원한다. 월 소득 인정액을 기준으로 소득 1~3분위는 연간 520만원, 4분위 390만원, 5~6분위 368만원, 7분위 120만원, 8분위 67만5000원을 각각 지원한다. 사실상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 대학생들은 정책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AD

3차 추경 기준 국가채무는 84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1조4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을 요구하면서 향후 추가 추경 편성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적잖다. 하지만 먼저 대학이 등록금 반환을 위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전례 없는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나라 곳간 걱정을 미뤄두면 그 부담은 모두 미래세대가 감당해야 한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