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과 쇠사슬 자물쇠 이용해 잔혹한 학대
영장 청구 전 "딸 사랑한다" 위선적 태도
친모 역시 맘카페서 아동학대 울분 토로

창녕 아동학대 계부(왼쪽)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이 계부는 자신의 의붓딸을 쇠사슬 등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창녕 아동학대 계부(왼쪽)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이 계부는 자신의 의붓딸을 쇠사슬 등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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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쇠막대기로 온몸과 종아리에 멍이 들 만큼 폭행하고 물이 담긴 욕조에 가둬 숨을 못 쉬게 하는 등 자신의 9살 딸을 상대로 잔혹한 학대를 이어간 계부(35)는 구속영장 청구 전 '딸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친모(27)는 한 온라인 카페에서 아동학대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잔혹한 아동학대를 저지른 이들은 사실상 철저하게 두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경남 창녕에서 초등학교 4학년 의붓딸 A(9)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계부 B 씨는 지난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검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B 씨는 이날 오전 10시25분께 경찰 호송차량에서 내려 창원지법 밀양지원으로 들어갔다. 회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법원에 들어가기 전 B 씨는 '아이를 괴롭힌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번도 남의 딸이라 생각 안했다. 제 딸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 '친모랑 같이 학대했느냐', '아이에게 밥은 왜 안주었느냐' 등 질문엔 "크게 미안할 뿐"이라며 "이 모든 건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다. 죄송하다"라고 답했다.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 거주지인 경남 창녕군 한 빌라 11일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 거주지인 경남 창녕군 한 빌라 11일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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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학대를 저지른 계부가 '딸을 사랑한다'고 말해 위선적인 태도를 보인 가운데 친모 역시 아동학대는 사라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다른 얼굴을 보였다.


지역 맘카페 등에서 활발히 활동한 친모는 카페에서 여러 아동학대 사건에 분노를 표출하고 모성애를 보이는 글을 올렸다.


그가 아동학대사건 관련 글을 올린 것은 총 9건이다. 지난 2015년 한 카페에서 친모는 "세상에 이런 미친X이(아동폭행 울화통 주의)"라는 제목으로 강원도에서 한 아버지가 상습적으로 자녀를 폭행했다는 사건 기사를 공유했다.


2016년에는 인천 아동학대 사건도 '널리 알려달라'고 공유했다. 이 글에는 "인천지역 카페에서 지금 난리다. 천사가 된 아가. 남은 가족들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썼다.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딸 네 명을 둔 엄마라고 밝혔던 친모는 첫째인 A양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딸을 사랑한다고 밝힌 계부의 잔혹한 학대는 그야말로 끔찍했다. 올해 1월 계부·친모 및 의붓동생 3명과 함께 경남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온 A 양은 혼자서 다락방에 살았다. 사실상 집 안에서도 감금된 상태였다. 식사도 하루에 한 끼만 먹을 때가 많았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게 울분을 토한 친모는 글루건과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A양 발등과 발바닥을 지져 화상을 입혔다. 특히 쇠막대기로 온몸과 종아리에 멍이 들 만큼 폭행하고 물이 담긴 욕조에 가둬 숨을 못 쉬게 하기도 했다.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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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부는 집을 나가겠다고 반항한다는 이유로 탈출 이틀 전부터 A양 목에 쇠사슬을 묶어 베란다 난간에 고정해두고 방치했다. A양이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만 쇠사슬을 풀어줬다.


그러다 잠시 쇠사슬이 풀린 틈을 타 A양은 베란다 난간을 통해 외벽을 넘어 옆집으로 이동했다. 목숨을 건 탈출이었다. 탈출 당시 집에는 친모와 의붓동생들만 있었고 계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잠옷 차림에 맨발로 빌라 밖까지 나온 A 양은 도로를 뛰어가다 한 주민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한편, 창원지방법원은 A양 학대 사건의 피의자인 계부에 대해 1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계부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초등학생 의붓딸 A양을 쇠사슬로 묶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친모는 조현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져, 정밀진단을 받고 있다. 진단이 끝나면 2주간 행정입원을 거쳐 조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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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은 병원 입원 2주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아동쉼터에서 보호받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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