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학폭 피해 학부모가 남긴 '폭력범 접촉금지' 메시지, 명예훼손 아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휴대전화 메신저 상태메시지에 자신의 딸에게 학교폭력을 가한 학생을 특정할 수 있는 문구를 넣어 해당 학생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학부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A(41)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쓴 '학교폭력범'이라는 단어는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람을 통칭하는 표현인데 A씨는 특정인을 학교폭력범으로 지칭하지 않았다"며 "A씨가 학교폭력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해 실제 사건에 관해 언급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가 상태메시지를 통해 해당 학생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냈다고 볼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A씨는 2017년 카카오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 '학교폭력범은 접촉금지'라는 문구와 함께 주먹 모양의 이모티콘을 기재해 자신의 딸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한 학생 B양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양을 찾아가 "내 딸과 가까이하지 말라"는 말을 해 심리적 위협을 가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당초 A씨는 학교폭력위원회에 자신의 딸과 B양을 격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들을 모두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A씨는 같은반 학부모들 19명으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방에 가입돼 있어 A씨가 게시한 생태 메시지를 다수의 학부모들이 인식할 수 있었다"면서 "학부모들 중 일부는 학교폭력 행위가 발생했다는 상황 등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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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씨가 B양에게 한 행위가 부적절한 측면이 있기는 하나 현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등의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B양에게 위협을 가한 행동은 무죄로 보고 벌금을 200만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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