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해법없나]반복되는 학대의 굴레, 강력한 처벌로 끊어야
<下> 솜방망이 처벌, 언제까지
해마다 30명 아이 숨지는데
41.7% ‘집행유예’ 처벌
“훈육 가장한 아동학대
친권 엄격히 제한해야“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한 해 아동학대로 숨을 거두는 아이들은 국내에서만 30명 안팎이다. 그러나 학대 행위자들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아동학대 처벌 강화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은 모두 28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으로 해마다 늘다가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 아동들은 목숨을 잃을 정도로 심각한 신체 학대를 당하거나 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학대 행위자의 상당수는 5년 이하의 형을 받는 데 그친다. 2018년 아동학대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은 139명 중 16명(11.5%)만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집행유예 선고 비율은 전체의 41.7%에 달했다. 특히 부모의 훈육행위가 가벼운 폭행이나 상해에 그친 때는 기소 자체가 되지 않거나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8년 컴퓨터 게임을 하는 중학생 아들을 나무라며 뺨을 1회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모에 대해 당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아들을 훈계하기 위한 징계권 행사 범위 내에 있다"는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대 행위자들에 대한 처벌을 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은하 용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가 됐든 교사가 됐든 학대 행위자들에 대해 친권을 엄격히 제한한다던지 하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며 "현행 가정폭력 방지법은 그 처벌 수위가 낮아 오히려 형법으로 다스리는 것보다 강도가 약하다"고 했다.
처벌뿐 아니라 실질적인 예방책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이른바 '훈육'을 가장한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있으며, 가정이라는 견고한 울타리 내에서 은폐되기 쉽다는 점을 악용한 학대로 더 많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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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론에 정부도 뒤늦게나마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법무부가 가정 내 처벌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법 개정을 추진하는가 하면 교육부도 12일 제7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아동학대 방지대책을 제1호 안건으로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찰과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 합동 점검팀 구성 ▲아동학대가 발견되는 즉시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하는 '즉각 분리제도' 도입 추진 ▲고위험군 아동 발굴 및 조사 등 내용이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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